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동국(왼쪽)과 박용택.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동국(왼쪽)과 박용택.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대한민국 양대 프로스포츠의 살아있는 레전드가 올 시즌을 마감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 주인공은 이동국(전북 현대)와 박용택(LG 트윈스).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와 이별하는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1979년 양띠 동갑내기로, 태어난 달도 4월로 똑같다.

이동국은 지난 1998년 포항 스틸러스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광주 상무, 성남 일화를 거쳐 지난 2009년부터는 올 시즌까지 전북에서 12년째 활약했다.

박용택은 서울 휘문고,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 2002년 LG트윈스에 입단한 박용택은 19시즌을 한 팀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이 두 선수는 모두 시즌 전부터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들은 특히 올 시즌 은퇴 선물로 팀의 우승을 원했다. 하지만 이 두 선수의 희비는 마지막에 엇갈렸다.

전북 이동국이 지난 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K리그1 리그 우승컵을 든 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북 이동국이 지난 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K리그1 리그 우승컵을 든 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국은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시즌 최종전에서 소속팀 전북현대가 2-0 승리를 거둬 울산 현대를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며 화려한 마무리를 했다.

이동국은 지난 1998년 포항 스틸러스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광주 상무, 성남 일화, 전북을 거치며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228골 77도움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이날 우승으로 K리그 8회, AFC 챔피언스리그 1회 등 화려한 업적을 남기게 됐다.

특히 이동국은 이날 경기 후 자신의 등번호 2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받는 값진 선물도 받았다.

또한 오는 8일 울산현대와의 FA컵 결승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자신의 최초 FA컵 우승이자 전북에서 10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또 2017 시즌에는 K리그 최초로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했으며, 지난 2019시즌에는 통산 공격포인트 300개(223골 77도움)를 달성하는 등 한국 프로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했다.

그는 국가대표로서도 A매치에 105경기에 출전, 33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다만 그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부상 등의 이유로 2010년을 제외하고 더 이상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해 비운의 스타로도 불린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LG 트윈스 박용택이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에 7-9로 패한 뒤 팀 후배 김현수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LG 트윈스 박용택이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에 7-9로 패한 뒤 팀 후배 김현수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프로야구 LG트윈스의 박용택은 아쉽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채 쓸쓸한 퇴장을 알렸다.

박용택은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소속팀 LG트윈스가 7-9로 패배하면서 시리즈에서 탈락, 무관의 아쉬움을 안은 채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박용택은 올 시즌까지 LG트윈스에서 활약한 19년 동안 2504개의 안타로 KBO리그 최다 안타와 함께 리그 최다 출장(2236경기) 기록 보유자가 됐다. 또한 그는 통산 타율 0.308, 역대 2루타 3위(441개)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박용택의 등번호 33번도 영구결번이 유력하다. 현재 LG트윈스의 영구번호는 김용수(41번), 이병규(9번) 단 2명 뿐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프로스포츠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두 선수가 서로 다른 마무리를 하게 됐지만 모두 팬들의 가슴에는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실제로 두 선수가 마지막 경기를 펼쳤던 경기장에는 이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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