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 소프트뱅크 그룹과 협상중 보도
현대차, 개인용 비행체와 로봇 생산에도 나선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폿' [사진=EPA(연합뉴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폿'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 위해 소프프뱅크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 소프트뱅크 그룹이 로봇 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현대자동차에 매각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내부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핵심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조건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계약 금액은 최대 10억달러(약 1조135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으며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현대차, 소프트뱅크 측은 이번 협상과 관련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나 현대차는 이메일을 통해 "다양한 투자와 파트너십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0년대 초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내 대학 벤처로 설립된 회사로 '보행 로봇'을 중점적으로 연구해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그동안 지형 변화와 충격에도 능동적으로 반응하며 균형 잡는 능력과 험지에서의 강력한 활동성을 보여주는 로봇 등을 개발해 왔다.

개를 닮은 로봇 '스팟' 등 기발한 로봇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기술적으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업화에는 성공하지 못해 기업이라기 보다는 연구조직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 회사가 제작한 로봇 관련 동영상은 정기적으로 유튜브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현재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3년 구글에 인수된 뒤 2017년에 소프트뱅크가 인수했다.

현대차가 이처럼 로봇 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나선 것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웨어러블 로봇과, 로봇 다리로 걸어 다니는 자동차 등을 선보였다.

그러나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조종이 가능하고 험지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이번 인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미래에는 자동차 50%·개인용 비행체(PAV) 30%·로봇 20%를 생산하게 될 것"이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2018년부터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근로자가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도록 돕는 외골격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을 공개한데 이어, 2019년에는 생산라인에서 위를 보고 장시간 일하는 근로자를 보조하는 조끼형 웨어러블 로봇 '벡스'를 선보였다.

현대차가 지금까지 공개한 로봇들은 대부분 외골격 로봇들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조종 로봇'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걸어다니는 콘셉트카 '엘리베이트'를 공개한 바 있다.

엘리베이트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혹독한 오프로드 코스로 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루비콘 트레일의 가상 주행 코스를 완주해 주행 및 보행 능력을 확보했다.

4개의 바퀴 달린 로봇 다리를 움직여 기존 이동수단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과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걸어다니는 자동차'의 기술력도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 있는 ‘리얼타임 로보틱스’에 투자하는 등 로봇 관련 기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리얼타임 로보틱스는 듀크대 출신 엔지니어가 창업한 로봇 스타트업으로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다.

리얼타임 로보틱스는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속도와 힘을 제어하고 회피하는 센서가 달려 있어 지금까지 보조 역할에 불과했던 협동로봇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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