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사들 '탈석탄 금융' 선언... ESG 투자 가이드라인 수립 12월부터 적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삼성 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이 기후변화 위기의 선제 대응하기 위해 '탈(脫)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삼성 금융사들이 지난 12년간 투자한 금융 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하는데 앞으로는 이런 투자는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도 환경을 최우선하는 정책에 나선다는 방침에 발 맞춘 것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철학과도 무관치 않다.

◇ 삼성 "석탄 채굴·발전 등 일체 투자 않겠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탈석탄 정책 강화에 나섰다.

석탄 채굴과 발전 등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투자 가이드라인이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앞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 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까지 확정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도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등을 포함한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12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의 계열사들은 석탄 발전과 관련된 사업들로 큰 수익을 얻어왔다.

최근 환경운동연합이 공개한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석탄사업에 투자한 규모는 국내 민간 금융사 중 최대인 15조원에 달한다.

금융을 제공한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는 신규를 포함해 40기에 이른다. 이 가운데 신규로 추진되는 강릉 안인 석탄발전소는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삼성생명 삼성화재의 석탄 금융 내용과 건강 영향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투자한 40기의 석탄발전소가 총 배출하게 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약 60억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한국이 2018년 한해 배출한 온실가스의 8배,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이 2017년에 배출한 온실가스의 규모보다도 크다.

◇ 'ESG 경영 추진전략' 세워 이사회 보고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한 'ESG 경영 추진전략'을 12월 이사회에 보고하고 강력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SG 경영은 재무성과 외에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적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에 집중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EU와 미국 등 선진국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3·4분기 실적발표에서 "ESG 투자 확대로 지속 가능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했고, 삼성물산도 지난 10월 이사회에서 '탈석탄' 방침을 결정하고 "ESG 경영 선도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삼성 금융사 관계자는 "환경보호 및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탈석탄' 정책 강화를 결정했다"며 "향후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