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정상권 남매팀의 연쇄 부진
현대캐피탈 21일 KB국민은행과 맞대결
현대건설 22일 흥국생명과 연패탈출 노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사진=연합뉴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프로배구 현대 남매가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시즌 개막이후 순항하다가 갑자기 5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남매가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1위, 현대캐피탈은 3위에 오르는 등 두 팀 모두 정상권에 있었기에 시즌 초반 부진에 대해 배구계 주변에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먼저 남자부 현대캐피탈. 창단 첫 5연패를 당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OK금융그룹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0-25, 25-27, 26-24, 19-25)으로 무릎을 꿇었다.

개막 초반 3승 1패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지난 4일 대한항공전을 시작으로 최근 5경기 연속 패했다. 현대캐피탈이 5연패를 당한 것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구단보다 1~2경기를 더 치른 현대캐피탈은 승점 8로(3승 6패)로 19일 현재 5위에 머물러 있다.

현대캐피탈의 시즌 초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선수단 구성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 공수 활약이 좋은 전천후 레프트 전광인이 입대했고 무릎 수술을 한 문성민은 합류 시기가 미정이다. 또한 개막을 한 달 여 앞두고 주전 세터 이승원을 삼성화재에 내주고 대신 세터 김형진을 데려오는 일대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현대캐피탈은 또한 선수단을 리빌딩하는 과정이다. 지난달 초 군 복무 중인 센터 김재휘를 KB손해보험에 내주고 대신 1라운드 지명권을 얻어 '최대어'로 꼽힌 임성진 대신 예상 외로 김선호를 지명했다.

지난 13일에는 한국전력과 깜짝 3: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특히 국가대표 센터이자 주장인 신영석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하면서 한국전력으로부터 김명관, 이승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얻었다. 이 트레이드 직후 가진 두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모두 졌다.

최태웅 감독은 "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을 통해 팀에 변화를 꾀하려 한다"며 "훈련 방법과 스케줄을 대폭 바꿨으며 올 시즌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어떻게든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라고 말했다.

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은 지난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IBK기업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5-17 20-25 19-25 22-25)으로 패했다. 현대건설은 시즌 초 2연승 후 5연패에 빠지며 총체적인 난국을 맞았다.

이날 현대건설은 첫 세트를 따내면서 기선을 잡았지만, 2세트 중반부터 무너지며 내리 3세트를 빼앗겨 1대3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헬렌 루소가 26득점으로 분전했으나 연패를 막기엔 역부족했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과 전혀 다른 행보다. 비록 신종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통합 챔피언은 가리지 못했지만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20승 7패로 1위를 차지하며 막강 파워를 자랑했다.

그러나 올 시즌 ‘국보급 센터’인 양효진이 공격과 블로킹 등에서 작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그 결과 현대건설은 6개팀 가운데 공격종합 성공률(35.56%) 5위, 리시브와 디그 등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문제는 세터.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까지 주전 세터였던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면서 4년차 김다인이 주전을 맡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양효진과의 호흡이 원만하지 못해 공격에서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도희 감독은 “세터가 아직 제 자리를 못찾고 있다”며 “아무래도 상대의 집중적인 마크를 받고 있는 만큼 양효진이 원하는 토스가 나와야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구 팬들의 관심은 나란히 5연패 중인 현대 남매가 언제 연패의 수렁에서 빠져 나올지에 모아진다. 

현대캐피탈은 21일 '말리 특급' 케이타가 맹활약하는 KB국민은행, 현대건설은 22일 '배구 여제' 김연경의 흥국생명과 경기를 통해 연패 탈출을 노린다.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이 주포 헬렌 루소의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이 주포 헬렌 루소의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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