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경영권분쟁-항공업 재편은 분리 가능한 사안
법원이 가처분 인용해도 다양한 방식 유상증자 가능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3자 연합' 측의 KCGI가 24일 산업은행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향해 7가지 의문을 공개 제기했다.

KCGI의 주장은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과 항공업 재편은 분리 가능한 사안이라는 게 핵심이다.

한진그룹이 전날 "무책임한 행태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이날 KCGI는 '산업은행과 조원태 회장이 해명해야 할 7대 의문'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 질의에 나섰다.

◇ 가처분 인용시에도 다양한 방식 유상증자 가능

먼저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이 추진하려는 유상증자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했다.

가처분 인용시에도 다양한 방식의 유상증자가 가능한데 산은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 산은은 앞서 "KCGI가 제기한 가처분이 인용되면 이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외부 컨설팅 결과에 따라 기존 계획대로 관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KCGI는 이에 대해 "가처분 인용시에도 대출, 의결권 없는 우선주 발행, 자산매각, KCGI 주주연합 등 기존 주주에게도 참여기회를 주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실권주 일반공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이 가능하다"며 "가능한 대안을 여러 핑계로 무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이 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이 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산은-조원태 이면합의 공개하라

KCGI는 산은의 이사 지명권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항공업 개편 명분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과 진에어에는 이사 지명권이나 의결권도 가지지 않고, 한진칼에만 의결권과 이사지명권을 갖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1조원에 가까운 혈세를 추가 투입하면서도 항공사 직접 감독은 포기한 셈이고, 나아가 한진그룹 내 알짜 비항공계열사의 경영은 조 회장 일가에게 방치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산은과 조원태 회장만 경영권 보장 계약을 체결하고 이면합의를 공개하지 못하는 지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 조원태 연봉 삭감 등 자구노력 왜 안담았나

KCGI는 "산업은행이 과도하게 관여하는 항공업 재편방안은 의문이 든다"며 "11만 임직원의 고용이 중요한데 경영주인 조원태 회장의 13억원 연봉 삭감이나 정석기업 지분 처분 등 아무런 자구노력조건도 없이 2개월만에 인수계약이 진행된 것은 졸속"이라고 지적했다.

또 "부실 항공사 통합이 절박하다면서 구조조정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임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은 근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주제로 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주제로 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제공]

◇ 추가부실 실사없이 10여일만에 자금집행?

KCGI는 "산업은행과 조원태 회장의 이익만을 위해 아시아나 항공 추가부실에 대한 아무런 실사없이 1조8000억원에 인수계약을 하고 10여일만에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야말로 납세자인 국민과 대한항공 주주와 한진칼 주주, 소비자 모두를 희생시키는 '투기자본행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회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주라면 이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가지고 올 장기적 효과를 감안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며 "하지만 이 같은 공감 없이 단기적인 시세차익에만 집착하는 KCGI는 투기 세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25일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심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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