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임원인사 7대 트렌드는 'S'자가 키워드... 급속 세대교체 등 예상
임원수 감소 추세속 70년대생 약진...깜짝·외부·여성 인재 발탁 등 관심

[그래픽=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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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올해 연말과 내년 초에 단행될 2021년 대기업 임원 인사는 오너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섬에 따라 세대교체가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임원 직급체계가 단순화되고 깜짝인재 발탁과 시대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만한 70년대생 인재들의 약진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이런 2021년 임원 인사 특징이 담긴 키워드를 'S7'으로 요약해 발표했다.

유니코써치가 제시한 일곱가지 에스(S)는 ▲70년대생 약진(Seventy) ▲임원 수 감소(Short) ▲세대교체(Shift)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사업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임원 직급체계 단순화(Simple) ▲깜짝 인재 등용(Surprise) ▲외부인재 영입 증가(Scout) ▲시대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만한 S자형 인재 발탁(S-type) 등을 꼽았다.

◇ Seventy, 1970년생 전면 배치 예상

내년 대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 중 하나는 1970년대생의 약진이 꼽힌다. 발탁 임원 중 상당수가 1970년생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중 1970년대생은 1900명 정도이고, 1960년대생은 4700명을 넘는다. 아직까지는 1960년대생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지만 내년 임원인사에 서 승진하는 샛별 임원들은 대부분 1970년대생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국내에서 임원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올해 이미 1970년생이 1969년생을 제치고 가장 많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제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에서도 신규 선임된 119명의 임원 연령대를 분석해보면 80% 이상이 1970년 이후 출생이다. 반면 퇴임한 임원 125명 중 80% 이상은 1960년대 이전 출생자로 나타났다. 1960년대 초중반 태생 임원이 물러나는 자리를 1970년대생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유니코써치는 이런 흐름은 정보기술(IT)를 비롯해 통신·소비재·유통업 등의 업종에서 두드러질 것을 봤다.

◇ Short, 임원 및 직원수 감소 불가피

유니코써치는 올 연말 이후 단행될 인사에서는 임원 수 축소 바람이 거셀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기준 조사에서 이런 흐름이 있었는데 100대 기업 미등기임원은 작년 대비 77명 감소했고, 직원도 6500명 정도 함께 줄었다. 임원 자리 한 곳이 사라지면 직원도 평균 85명 정도 회사를 떠난 셈이다.

임원 수 감소 추세는 2017년을 정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다. 2017년 6900명이던 임원(등기임원 포함) 수는 동일 기준으로 조사했을 때 2018년(6843명)→2019년(6750명)→2020년(6689명)으로 줄고 있다.

내년에는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올해보다 여건이 좋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여전히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 선제적으로 임원 수를 감축하려는 움직임이 강할 것이라는 게 유니코써치의 예상이다.

내년도 올해와 비슷하게 임원을 줄게 될 경우 100대 기업 임원 수는 6630명~6640명 정도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0년전 (2011년, 6610명)에 수준으로 임원수가 회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임원이 60명만 감소해도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5000명 넘게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내년에도 고용시장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 Shift, 오너 3~4세 경영 전면에...자기 색깔 드러낼까

국내 200대 그룹에서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오너들이 임원 타이틀을 달고 있는 숫자는 150명 이상이다. 이 가운데 사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CEO급만해도 70명이 넘는다.

오너가 3~4세들이 CEO급으로 나서면서 몇 해 전부터 세대교체 바람은 재계의 중요한 화두다.

이러한 세대교체의 변환기는 올해도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고(故)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이후 첫 번째로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삼성에 눈길 쏠린다. 이재용 부회장이 내년 3월에 임기만료를 앞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해 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삼각편대를 모두 유임시킬지 아니면 일부나 전부를 교체지 장고(長考)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회장으로 처음 등극한 현대차 정의선 회장도 어떤 인사 색깔을 보일지 큰 관심이다.

최근 정 회장은 미래차 사업을 위해 젊은 핵심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는 것을 비롯해 여성 및 외국인 임원 등을 적극적으로 발탁하며 자신만의 선명한 인사 스타일을 보여준 바 있다. 2021년 임원 인사에서는 또 어떤 혁신이 담긴 인사를 펼쳐나갈 지가 관전 포인트다.

SK 최태원 회장은 소통에 방점을 두고 임원 체계 시스템을 보다 수평적이고 정교하게 디자인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 LG 구광모 회장은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와 LG에너지솔루션 출범으로 어떤 임원 인사 청사진을 보여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 Simple, 임원직급 체계 단순화 추세 예상

2021년 임원 인사에는 사업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직급을 파괴하고 직무 중심으로 임원 인사 시스템을 재편하려는 흐름도 강하게 전개될 공산이다.

SK는 이미 작년부터 임원 직급을 폐지함은 물론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의 호칭 사용도 하지 않고 운영하는 것을 단행했고, 현대차도 기존 6단계의 임원 체계를 4단계로 줄였다. 중견 그룹도 기존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 등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임원 직급 체계를 본부장, 실장 등으로 직무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곳이 점점 많아지는 분위기다.

임원 간 수직적인 관계를 수평적이고 단순화 하려는 추세에 발맞추려는 트렌드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도 두드러지게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 Scout, 구조조정 및 IT 등 외부인재 영입 증가 바람

외부인재 영입 증가 바람도 2021년 임원 인사의 주요 특징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경영 전략 수립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큰 데, 이런 흐름에 맞춰 고용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는 경향이 높아질 수 있다.

이 과정에 순혈주의를 탈피해 구조조정 등에 밝은 외부 인재를 영입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펼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IT 전문가를 영입하려는 인재 전쟁도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IT인재 필요성과 달리 국내에 IT 핵심인재 층이 두텁지 않아 해외 인재를 적극 영업하려는 바람도 거세 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 Surprise, 여성 사장, 외국인 임원 등 깜짝 등장

2021년 임원 인사에서는 깜짝 발탁 인물의 등장도 예상된다.

깜짝 인물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경우라면 대기업에서 여성 사장을 전격 발탁하는 케이스다. 여성 사장이 나올 경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됨은 물론 여성 인재를 중요시 하는 기업임을 대외에 적극 피력할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이익이다.

100대 기업에서 비오너 중 여성 사장이 활약하고 있는 곳은 현재 네이버 한성숙 대표이사가 유일하다. 한 대표이사 다음으로 새로운 여성 사장이 가장 빠르게 배출 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CJ제일제당으로 압축된다.

삼성전자는 이영희 부사장, CJ제일제당은 민희경 부사장이 임원 경력만 10년을 넘고, 부사장 경력도 7년 이상 돼 언제라도 사장 타이틀을 달아도 손색없는 이력을 보유중이다. 금융권 여성 CEO 중에서는 이미 올해 10월에 한국씨티은행 유명순 행장이 발탁돼 눈길을 모았었다.

여성 사장 이외에 외국인과 30대 젊은 임원 발탁, 직급 단계를 뛰어넘어 CEO로 등극하는 깜짝 인사가 단행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 S-type, 변화에 민첩·유연하게 대응할 'S'형 인재 선호

올 연말 인사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재의 상황과 변화의 흐름을 빨리 읽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S자형 인재가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

S자형 인재는 알파벳 S자 모양처럼 일정한 규칙 없이 변화하는 경영 흐름에 신속하게 변화에 맞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유연한 인재를 의미한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서는 변화의 물결을 빠르고 통찰력 있게 읽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코로나19 시대에서 맞이하는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는 여러 변수가 많을 것"이라며 "오너가 3~4세가 경영 전면에 나섬에 따라 빠르게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젊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인재의 발탁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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