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계열사 CEO 교체...50대 초반 대표로 전진배치
지주사 실장급도 대거 바꿔...보수적 색채 이미지에 변화 주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하여 응용실험실 내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하여 응용실험실 내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임원 인사에서 실적 부진을 묻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

총 600여명의 그룹 임원 가운데 30% 정도가 옷을 벗고, 대신 10% 정도가 신규 임원으로 임명됐다. 총 임원 자리가 100명 넘게 줄어든 셈이다.

새로 임명된 계열사 대표에는 70년대생인 50대 초반의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탁한 점도 눈에 띈다.

롯데그룹은 26일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사 계열사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강희태 유통BU장·김교현 화학BU장·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만 유임됐다. 이는 실적이 부진한 부분에 대해선 과감하게 구조조정한다는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영구 신임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진=롯데그룹 제공]
이영구 신임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진=롯데그룹 제공]

식품BU장은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승진하며 전격 교체되면서, 경쟁사 대비 성장세가 약했던 '식품' 분야를 키우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계열사 CEO 인사에선 50대 초반 임원들이 전진 배치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젊은 인재들로 새 진용을 꾸려 미래 성장엔진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에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였던 강성현 전무도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왼쪽부터)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 내정자,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내정자, 차우철 롯데지알에스 대표 내정자. [사진=롯데그룹 제공]
(왼쪽부터)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 내정자,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내정자, 차우철 롯데지알에스 대표 내정자. [사진=롯데그룹 제공]

신임 롯데지알에스 대표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52세로, 50대 초반의 대표이사들이 대거 보임한 것이 눈에 띈다.

이밖에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 임병연 부사장이, 부산롯데호텔 대표에는 호텔롯데 국내영업본부장 서정곤 전무가 내정됐다. LC USA 대표에는 손태운 전무가 내부승진 했고, LC Titan 대표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생산본부장 박현철 전무, 롯데베르살리스 대표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안전환경부문장 황대식 상무가 각각 내정됐다.

롯데는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법인의 카얌 라즈풋(Khayyam Rajpoot) 법인장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며, 글로벌 임원 확대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수찬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이사 내정자,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롯데그룹 제공]
(왼쪽부터) 고수찬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이사 내정자,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 혁신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롯데지주 실장도 바뀌었다.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롯데건설의 고수찬 부사장이 승진 보임했다.

또 준법경영실장으로는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해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이로써 롯데지주는 2년 사이 6개실 수장들을 모두 교체했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던 롯데지주 중심의 대외커뮤니케이션 방향에 변화가 일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임원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이 폐지됨으로써, 1년만에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은 '상무보' 직급으로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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