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외국인 매수→원화 강세 '선순환 구조' 들어서...연말까지 계속될듯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주 2700선을 돌파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주 2700선을 돌파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글로벌 경기 반등 기대에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가와 원화 가치가 연일 동반 강세다.

4일 코스피는 개장부터 외국인과 개인이 사자에 나서며 사상 처음으로 장중 2700선을 넘겨 신기록을 기록했다.

원화 강세가 외국인의 매수로 이어지고 외국인 매수는 다시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 외국인 순매수에 코스피 사상 최초 2700선 돌파

4일 오전 10시1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37.93포인트(1.41%) 오른 2734.1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2포인트(0.34%) 오른 2705.34로 거래를 시작했다.

코스피가 27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일(3일) 종가기준 코스피도 전날 보다 20.32포인트(0.76%) 오른 2,696.22에 마감했는데, 이는 2일 세운 종가기준 사상최고 기록(2,675.90)을 하루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125억원을 순매수하며 1795억원을 순매수한 개인과 함께 이날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피는 지난 1일 이후 사흘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에 외국인이 주투자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고가 기록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4일 오전 9시1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58% 오른 7만8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7만900원까지 오르며 전날 기록한 장중 역대 최고가 7만500원을 경신했다.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처음으로 장중 7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7만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도 전날보다 3.59% 오른 11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장중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에 최근 외국인 매수가 몰리며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왔다.

◇ 외국인 주식 매수가 다시 원화 강세로

외국인 증시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 몰려들면서 달러화에 대비한 원화 가치도 연일 강세다.

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내린(원화가치 상승) 달러당 1097.0원에 거래를 마쳐 2년 6개월 만에 '빅 피겨'인 1100선이 무너졌다. 종가 기준으로 2018년 6월 14일(1083.1원) 이후 최저 기록이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기 위해 연일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면서 원화 가치를 밀어 올린 영향이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코로나19 방역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도 잘 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외국인들도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선순환 구도' 이어질 듯...연말까지 '랠리' 기대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로 외국인의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차용해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다른 나라의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것) 자금 유입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국과 유럽의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약달러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기부양 정책, 코로나19 백신 등에 대한 기대가 투자 심리와 외환시장에 변화를 가하고 수급변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지수가 오르는 직접적 배경은 외국인 매수고 그 매수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백신관련 이벤트"라며 "여기에 향후 경기와 금융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장을 끌고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연말까지는 이런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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