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내 글로벌 소득 4분의1 차지 주소비층 부상...특성 맞춘 제품·서비스 필요

[그래픽=뉴스퀘스트, 자료사진=픽사베이]
[그래픽=뉴스퀘스트, 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소비시장을 이끌 새로운 세대로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 떠오르고 있다.

10년 뒤인 오는 2030년까지 Z세대가 전세계 소득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에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업체들도 이들의 특성을 감안한 상품과 서비스 기획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내놓은 'Z세대 관련 전략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BoA는 "이들의 수입은 향후 10년간 400% 증가한 33조달러(약 3만5970조원)에 달할 것이다"라며 "이전 세대의 소비력을 곧 능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Z세대 혁명이 시작되었다. 노동 인력에 투입이 된 그들의 소비 성향이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4일 발표한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이끌 중국의 Z세대' 보고서에서도 온라인 1세대로 디지털 시스템에 익숙한 Z세대가 중국 전체 소비시장의 40%를 차지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Z세대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3501위안(약 58만1376원)으로 중국 전체 인구의 월평균 가처분 소득(2344위안, 약 38만9361원)보다 많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Z세대의 특성과 소비성향을 고려해 기업들이 마케팅 기법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한 목소리로 조언한다.

SK텔레콤이 간편결제가 가능한 핀테크 서비스를 이동통신요금 자동납부 결제수단으로 채택했다. 모델이 통신비를 간편결제 서비스 'SK페이'로 납부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SKT 제공]
SK텔레콤이 간편결제가 가능한 핀테크 서비스를 이동통신요금 자동납부 결제수단으로 채택했다. 모델이 통신비를 간편결제 서비스 'SK페이'로 납부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SKT 제공]

◇ 스마트 결제·뉴미디어...Z세대가 불러온 변화들

BoA는 먼저 Z세대이 등장으로 금융시장 변화를 꼽았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결제 방식인 휴대전화를 이용한 '스마트 페이’가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BoA 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약 45%는 전자상거래에서 온라인 결제를 통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다.

케이블 TV, 라디오 같은 올드 미디어(old media)의 시대도 저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Z세대는 e스포츠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더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업계 호황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BoA는 "인터넷은 물, 전기와 같은 필수 자원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뉴미디어 이용률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환경 관련 서비스와 상품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 보호 의식이 높은 Z세대들을 겨냥한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사업에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음식 트렌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비건 등 채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식물성 고기 상품이 유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음식배달 서비스와 밀키트(손질된 식재료를 세트로 파는 상품) 상품이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새로운 경쟁자로는 온라인 플랫폼이 꼽혔다. 휴대전화로 금융업무를 보는 Z세대가 디지털 금융 자문 시스템과 모바일 투자 플랫폼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 Z세대 마음을 잡으려면...'개성·편의성·재미' 갖춰라

세계적인 주요 소비 변화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Z세대의 지갑을 점유하기 위해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전통적인 의식주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타트업들이 젊은 소비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추세다.

먼저 의류 부문에서는 '무신사'가 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유행하는 옷의 순위와 가격 등을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식품과 주거 부문에서는 마켓컬리(회사명 컬리)와 오늘의집(버킷플레이스)이 각각 8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기록했다.

집 앞까지 쉽고 빠르게 음식과 상품을 배송 받고,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Z세대의 성향을 제대로 간파한 것이다.

편의점들은 Z세대들에게 구애하기 위해 재미와 공감을 함께 갖춘 상품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난 24일 세븐일레븐은 시멘트 제조업체 성신양회와 손을 잡아 '천마표시멘트팝콘'을 출시했다. 맛은 일반적인 팝콘과 동일하지만, 과자 봉지에 천마표시멘트의 포대 디자인을 본 떠 재미를 더했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하이트진로는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를 열어 테라, 진로 등 브랜드 캐릭터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하이트진로는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를 열어 테라, 진로 등 브랜드 캐릭터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도 Z세대 공략법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빼빼로데이(11월 11일)를 맞아 롯데제과는 텔레토비, 돼지바 등 캐릭터를 활용해 Z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을 접목한 빼빼로 상품을 출시했다.

주류업계도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진로 소주에 인쇄돼있던 두꺼비 그림을 재해석해 3D 캐릭터를 만들었다. 하이트진로는 자체 제작한 굿즈를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한 ‘두껍상회’에서 판매하며 140명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다.

오비맥주도 올해 들어 1953년에 탄생한 곰 캐릭터를 이용해 '랄라베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영화배우 박중훈의 '랄라라 댄스'로 유명했던 1990년대 OB라거 TV광고에서 딴 이름이다. 오비맥주는 랄라베어 전용잔과 스티커 등을 맥주 캔과 함께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Z세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온라인 커머스를 주도했다"며 "이들이 뉴노멀 세대로 부각되면서 시장의 새로운 모멘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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