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 144.5%↑, 서경배 회장 27.3%↓...서정진은 '늘었는데 줄었다?'
故 이건희 회장 마지막으로 주식부자 1위에 이름...'포스트 수위'는 이재용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아쇼카한국 제공/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아쇼카한국 제공/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50대기업 총수들의 올해 초 대비 현재의 주식재산을 조사해보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주식 재산이 가장 크게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주식재산은 코로나19의 여파로 1조3624억원(-27.3%)이나 빠졌다.

이는 8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가 내놓은 '국내 50대 그룹 총수의 2020년 1월 초((1월2일) 대비 12월 초(12월2일)의 주식재산 증감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해당 조사는 52명의 그룹 총수 중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선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올해 초 1조9068억원에서 4조6627억원으로 2조7560억원이나 주식평가액이 상승했다. 김 의장은 상반기 대비 현재 주식평가액이 144.5% 오르면서 5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주식평가액 증감액으로만 따졌을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의 지분 가치가 가장 크게 늘었다.

이 전 회장의 주식 재산은 올해 초 17조3800억원에서 12월 초 21조397억원으로 무려 3조6597억원(21.1%) 늘었다. 

이에 따라 이 전 회장의 주식을 상속받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일가의 상속세도 당초 예상 보다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에 대한 상속세는 8월 24일~12월 22일까지 4개월간의 시가 평균으로 그 규모가 결정된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제공]
[자료=한국CXO연구소 제공]

다음으로 주식 재산이 가장 크게 불어난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닌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었다.

정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2조2268억원에서 현재 3조2920억원으로 1조651억원(47.8%) 증가했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9361억원(7조2760억원→8조2111억원),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8507억원(3조8630억원→4조7137억원) 순으로 총수 주식평가액 증가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그러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주식재산은 1조3000억원이 넘게 줄었다.

서 회장의 주식가치는 1월초 4조9976억원에서 12월초 3조6352억원으로, 1조3624억원(-27.3%)이나 쪼그라들었다. 

최태원 SK 회장의 주식가치도 3조3483억원에서 3조767억원으로 2716억원이 감소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 회장은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하면서 올해 주식평가액 규모가 이전보다 40% 넘게 축소됐다.

이명희 회장은 올해 초 1조1624억 원이었던 주식가치가 6745억원으로 4879억원(-42%) 하락했다. 조양래 회장의 주식재산은 5353억원에서 2485억원으로 2868억원(-53.6%)이 줄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제공]
[자료=한국CXO연구소 제공]

비상장사에 지분을 분할하면서 주식재산이 감소한 것처럼 보인 총수도 있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1월 초 상장사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5772만주 넘게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 10월 초에 3691만주 이상을 비상장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로 이동시켰다.

이로 인해 서정진 회장이 직접 보유한 주식재산은 크게 감소한 것처럼 보였지만, 비상장사 지분까지 합쳐 서 회장의 주식재산을 합산해보면 7조원 수준이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에 다음으로 많은 주식재산인 셈이다.

'1조 클럽'에 가입한 주식부자 13명의 50대그룹 총수 가운데에서도 이건희 전 회장은 21조원 이상의 주식재산을 보유하며, 생애 마지막으로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재용 부회장은 8조2000억원 이상으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3위 정몽구 명예회장, 4위 김범수 의장, 5위 서경배 회장 순으로 주식보유 금액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서정진 회장, 구광모 LG 회장 순으로 6~10위를 차지하며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특히 김범수 의장은 비상장 회사 지분 가치를 합산했을 때 비공식적으로 주식부자 랭킹 3위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장은 12월 초 기준 카카오 주식을 1250만주 넘게 보유, 이 가치만 추산해도 4조6000억원이 넘는 가치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장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도 카카오 지분을 3조7000억 원 보유하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가지 합산할 경우 주식재산은 8조3701억 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재산(8조2111억원) 다음으로 가장 높은 가치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1조7378억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재단 이사장(1조1808억 원), 이재현 CJ 회장(1조695억 원)도 올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50대 총수 39명이 보유한 주식 종목은 112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4개 종목의 12월초 주가는 1월초 보다 상승했다. 동일 기간에 주가가 몇 배 이상 오른 곳도 9곳으로 확인됐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제공]
[자료=한국CXO연구소 제공]

박정원 두산 회장이 보유한 주식종목에서 주가상승률 1, 2위가 나온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두산퓨얼셀은 올 1월 2일만 해도 보통주 1주당 종가가 8800원이었는데, 12월 2일 기준 4만6400원으로 427.3%나 상승했다.

두산중공업도 올 초 5730원에서 현재 1만5050원(162.7%) 뛰어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디스커버리(152.7%), 셀트리온헬스케어(147.9%), 카카오(144.6%), 두산솔루스(139.7%), 효성중공업(133.1%), 코오롱글로벌(110.8%), 키다리스튜디오(103.7%) 주가가 1년 새 갑절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내년에는 그 동안 이건희 회장이 지켜오던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이재용 부회장이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국내 주식부자 2~3위를 놓고 그룹 총수들간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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