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 ,헛발질만 안하면 지속성장 가능

【뉴스퀘스트=베이징 전순기통신원】 핀둬둬(拼多多)는 설립 만 5년 만에 알리바바의 위상을 노릴 정도로 성장했다.

이는 아무리 경영진의 능력이나 경영 전략이 뛰어나다 해도 진짜 엄청난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재의 모습이 거의 기적으로 치부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핀둬둬의 앞날이 우려스러운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도 잘 나가다가 한 방에 훅 나가떨어진 과거의 반짝 스타 기업들 같은 운명에 봉착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 일각에서 높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산둥성 지난(濟南) 외곽의 한 소도시 주민들이 핀둬둬 플랫폼을 통한 공동 구매를 위해 모여 논의를 하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이유도 적지 않다.

우선 12월 말 기준으로 8억 명 가까이에 이를 것으로 평가되는 활성 이용자들, 즉 회원들의 충성도와는 달리 상황이 완전히 반대로 흘러가는 시장의 한계를 꼽을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핀둬둬는 업계의 공룡 알리바바나 징둥(京東)과는 달리 사업의 출발이 늦은 탓에 애초부터 1∼3선 도시들을 넘보지 못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4∼5선 도시나 농촌에서는 거의 신처럼 군림하고 있음에도 주류 시장인 대도시 등에서는 존재감이 여전히 미미하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극복하지 않으면 향후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워낙 알리바바와 징둥의 아성이 단단한 탓에 전망도 낙관적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베이징의 저명 정보통신기술(ICT) 평론가인 저우잉(周穎) 씨가 “핀둬둬의 현재까지의 성적은 대단하다고 해도 좋다. 거의 욱일승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고 해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 1∼3선 도시를 남의 땅으로 생각하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저가 상품의 플랫폼, ‘빈자들의 천국’이라는 별명을 떨치지 않으면 향후 상황은 상당히 심각해진다.”라고 우려하는 것이 결코 괜한 게 아닌 것이다.

짝퉁과 저급품의 온상이라는 치욕적인 별명도 떨쳐내지 않으면 안 되는 후발주자의 운명적 굴레에 속한다.

주지하다시피 핀둬둬가 판매하는 물건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저렴하다.

일부 제품들은 어떻게 이 가격에 팔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큼 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짝퉁 내지는 저급품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운명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현실이 전혀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베이징 시민치고는 드물게 핀둬둬의 충성 소비자인 거원펑(葛文鳳) 씨의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평균적으로 핀둬둬가 핸들링하는 물건들은 가성비가 좋다. 알리바바나 징둥을 완전히 압도하지는 않더라도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 물론 일부 황당한 제품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나도 혁대와 수영 모자를 구입했다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 혁대의 경우 물감이 빠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버클까지 자주 분리되는 기가 막힌 제품이었다. 명품 뺨치는 외관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수영 모자는 하루 만에 고무줄 끈이 끊어지기도 했다. 기가 막혔으나 알리바바나 징둥의 제품에도 그런 것들이 전혀 없지 않다고 하니 그러려니 한다. 이런 점은 하지만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짝퉁과 저급품의 온상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면 내리막길을 타는 것은 순간이라고 해도 좋다.”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향후 더욱 거세질 미국의 집중 견제 역시 핀둬둬로서는 상당한 부담이라고 해야 한다.

이는 2019년 4월 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핀둬둬를 지적재산권 침해를 일삼는 ‘악질시장’으로 지정한 사실만 봐도 분명히 알 수 있다.

미국의 압박이 심해질 경우 졸지에 나스닥에서 퇴출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해야 한다.

이에 비하면 최근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독점금지법 실시를 더욱 다그치고 있는 중국 당국의 규제는 아예 양반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7000여 명 가까운 직원들이 아침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이른바 ‘996 근로문화’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갑질 일삼는 기업이라는 이미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여러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 핀둬둬의 미래는 상당히 밝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알리바바나 징둥, 텅쉰(騰訊) 등과는 달리 모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다는 장점이 무엇보다 이런 단정을 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가장 먼저 꼽혀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플랫폼에서 훨씬 더 장점이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핀둬둬는 중국 최고 인기 앱 더우인(抖音. 영문 이름 틱톡)처럼 전혀 PC를 채용하지 않는다.

오로지 전면 모바일 앱만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성한다.

따라서 알리바바나 징둥보다 유행과 소비자 니스에 훨씬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PC 없이는 살아도 스마트폰 없으면 못 사는 4∼5선 도시나 농촌의 소비자들을 잃을 염려가 전혀 없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여기에 10억 명을 바라보는 누리꾼의 존재, 5G 인터넷과 스마프톤, 모바일 페이 등에 최적화된 체질 역시 간단치 않다.

2020년 11월 11일의 이른바 솽스이(雙十一. 구 광군제光棍節) 쇼핑 대축제에서 핀두둬가 알리바바의 텐마오(天猫), 징둥과 함께 사상 최고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산둥성 웨이하이의 한 거리에 쌓인 핀둬둬의 판매 제품들./제공=징지르바오.

완전히 같은 제품이라도 알리바바나 징둥보다는 어쨌거나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성비 최대화 전략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 된다.

이에 대해서는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시민 펑위(彭宇) 씨도 “우리는 인터넷 서핑은 알리바바나 징둥에서 한다. 그러나 직접 구매할 때는 훨씬 가격이 더 싼 핀둬둬에서 공동으로 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주위에 하나둘이 아니다.”라면서 현실을 설명했다.

핀둬둬는 설립 만 5년 만에 시가총액 2000억 달러를 바라보는 거인으로 우뚝 서는 기적을 창조했다.

만약 이런 기업이 흔들린다면 그 자체가 또 기적이라고 해야 할지 모른다.

돌발 사태가 발생하거나 경영진이 최악의 헛발질을 하지 않는 한 위험에 봉착할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현재 여러 정황과 분위기를 보면 진짜 그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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