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워드 '불쾌한 골짜기'

[첨부이미지=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IT 영역에서만 익숙했던 VR(가상현실)과 AI(인공지능) 기술이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산된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방송에서는 AI 아이돌, AI 셀럽 등 AI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휴먼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예능가에서는 가수 김현식·거북이 터틀맨 등 지금은 세상에 없는 가수들을 최신 기술로 소환해내는 데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다양한 분야에서 이러한 기술들이 활발하게 사용되자 일부 대중문화평론가들은 '불쾌한 골짜기'와 같은 불편한 심리와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이야기합니다.

◇ 그래서 '불쾌한 골짜기'가 뭔가요?

불쾌한 골짜기는 1970년 일본의 로봇 과학자인 모리 마사히로가 제기한 이론으로 로봇 또는 인간이 아닌 대상이 인간과 닮을수록 호감도가 올라가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오히려 강한 거부감을 준다는 심리적 현상을 말합니다.

호감도가 계속 상승하다가 급격하게 하강하는 구간을 그래프로 그렸을 때 깊은 골짜기 모양을 닮아서 '불쾌한 골짜기'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하지만 불쾌한 골짜기를 경험하는 데에도 개인차이가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독일 아헨공대의 아스트리드 로젠탈 폰 퓌텐 교수는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게재한 연구논문에서 “인간과 유사한 로봇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존재해 불쾌한 골짜기를 느끼는 정도에 개인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다시 말해 이런 내용입니다

과거보다 요즘 불쾌한 골짜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유는 정보통신기술,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론이 처음 등장한 1970년대만 해도 사람과 닮은 모습의 로봇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로봇 제조기업인 핸슨 로보틱스에서 개발한 소피아를 시작으로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 뿐만 아니라 AI 아이돌, AI 셀럽 등 컴퓨터 그래픽과 AI로 만든 디지털 휴먼이 등장했습니다.

미국 AI 스타트업 브러드(Brud)의 '릴 미켈라', 일본 스타트업 AWW의 '임마' 등 가상 인플루언서가 대표적입니다.

국내에서도 AI멤버가 포함된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에스파', 딥스튜디오의 디지털 아이돌 정세진을 비롯한 가상 연습생이 있습니다. 

인간의 모습과 행동을 닮은 로봇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그래픽 기술이 발달하면서 많은 이들이 불쾌한 골짜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피아를 개발한 로봇학자 데이비드 핸슨은 2005년 발표한 논문에서 불쾌한 골짜기는 로봇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세대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는데요.

AI 서비스를 일찍부터 경험하는 미래 세대에서는 불쾌한 골짜기는 사라질 수도 있을 것습니다.

※ [뉴스퀘스트의 오키도키]는 다양한 분야에서 '오늘의 키워드, 도움이 되는 키워드'를 뽑아 독자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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