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카라그루프 공과대 수다 고엘 교수 연구팀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에 실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일회용 종이컵에 담긴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동안 미세 플라스틱 입자까지 섭취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스다이렉트와 뉴스메디컬 등 해외 과학·IT 전문지에 따르면 인도 카라그루프 공과대의 수다 고엘(Sudha Goel) 교수 연구팀은 "뜨거운 음료를 일회용 종이컵에 마시면 2만50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인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실렸다.

[사진=사이언스다이렉트 '유해물질 저널' 캡처]

연구팀은 일회용 종이컵에 따뜻한 음료를 마실 때 나타나는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시판되고 있는 일회용 종이컵 5종류를 수집했다.

이중 4종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플라스틱과 응집제로 만들어진 소수성 필름으로 코팅 처리돼 있었다.

연구팀은 종이컵에 85~90도의 뜨거운 액체를 100㎖ 붓고 15분 동안 방치한 뒤 그 모습을 형광 현미경으로 살펴본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물 속에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미세플라스틱 수를 계산한 결과, 마이크론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100㎖의 액체 중 약 2만5000개가 들어있었다.

이에 고엘 교수는 "커피나 차를 마시는 15분 동안 컵 내부의 플라스틱 층이 퇴화하면서 2만5000개의 마이크로 크기의 입자가 음료에 방출된다"며 "종이컵으로 매일 3잔의 차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7만5000개 마시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종이컵 속의 시료를 주사형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1마이크론보다 작은 서브마이크론 사이즈의 미세 플라스틱은 약 102억개가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필름이 녹아내리면서 불소, 염화물, 황산염, 질산염 등의 이온이 음료에 흘러들어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의 목적은 뜨거운 물에 노출된 결과로 필름의 열화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초순수(high-purity water)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는 확실하게 종이컵에서 나온 물질이다"라고 덧붙였다.

국제 시장조사 기관인 IMARC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2019년에는 차, 커피, 음료, 수프 등과 같은 식음료를 소비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약 2640억개의 종이컵이 생산됐다.

IMARC 그룹은 테이크아웃 서비스와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증가하면서 종이컵 생산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카라그루프 공과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편의를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가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카라그루프 공대의 비렌드라 테와리(Virendra Tewari) 농업 식품 공학부장은 "우리는 플라스틱 용기가 환경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종이컵으로 대체했으나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유해 물질과 환경오염물질의 대체물 홍보에 앞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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