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행유예 선고받고 또 마약 손댄 듯
유제품 소비자들, 남양유업 제품구매에 찝찝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은 숨긴 황하나씨(사진=연합뉴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감춘 황하나씨(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연매출 1조원대의 중견기업인 남양유업이 세밑을 앞두고 연일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2)씨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28일 경찰에 입건되면서 졸지에 기업 이름도 함께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

황씨가 마약에 손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가 마약에 빠진 건 2015년. 그해 5월부터 9월까지 서울 자택 등지에서 필로폰을 3차례에 걸쳐 투약했다. 또 3년 뒤인 2018년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을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이뿐 아니다. 2018년 9월부터 이듬해인 2019년 3월까지 당시 연인 관계였던 가수 박유천씨와 필로폰을 구매해 모두 7차례 투약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에 체포된 황씨는 지난해 4월 기소됐다. 결국 그는 7월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40시간의 약물치료 프로그램 수강 명령 등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박유천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앞으론 성실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던 황씨의 약속은 불과 1년여만에 공염불이 됐다.

특히 이번 황씨의 마약건은 집행유예 기간 발생한 것이기에 사실로 확인될 경우, 실형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 물을 흐린다’는 격언처럼 황씨의 일그러진 마약행보는 남양유업 집안을 온통 뒤흔들어 놓고 있다.

남양유업은 평안북도 영변 출신 홍두영 회장이 1964년 설립했다. 2010년 타계해 지금은 고인이 된 홍 회장은 슬하에 3남(홍원식, 홍우식, 홍명식) 2녀(홍영서, 홍영혜)를 뒀다.  장남 홍원식 대표가 부친의 가업을 물려받았다.

그러니까 이번에 또다시 마약에 손을 댄 황하나씨는 홍 회장의 막내인 홍영혜씨의 딸로 언론에서 지칭하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다. 현재 남양유업 홍원식 대표의 외조카.

그런 탓에 외삼촌인 홍 대표는 지난해 6월 사과문을 내고 “외조카 황하나가 어리석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머리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간곡히 국민 여러분과 남양유업에 깊은 사죄의 말씀과 용서를 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조카의 마약 투약과 남양유업은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불똥이 회사로 튀는 것을 온몸으로 막았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 황씨가 마약을 완전히 끊고 새 사람이 됐을 것이란 세인의 생각은 빗나갔고 보통사람들은 분노하고 있다.

무엇보다 집행유예 중에 또다시 같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자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황 씨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재벌가 외손녀, 집행유예 기간에도 꾸준히 재범을 저지르는 마약 사범 황씨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이 청원은 29일 오후 현재 약 2만명이 동참했다.

청원인은 "마약 사범 황씨는 현재까지 꾸준히 재범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주변의 증언과 자백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의 미온적인 반응으로 수사에는 진척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뿐 아니다. 얼마전에는 황씨가 자신의 SNS에 자해를 한 듯한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XXX 전화해라 XXX야"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또 피가 잔뜩 흘러있는 바닥과 자해로 다친 듯한 손목 사진을 올렸는데 논란이 커지자 사진을 삭제했다. 

이제 30대 초반을 넘어선 황씨의 이런 일그러진 행보를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불어 남양유업 또한 코너로 내몰리고 있다.

물론 홍 대표가 지난해 “외조카의 일탈을 바로잡지 못했던 것이 후회스럽다”며 “결국 집안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제 탓”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엔 어떤 변명을 늘어 놓을 지 궁금하다.

또한 이런 재벌가의 마약소동을 지켜보면서 남양유업 제품을 사먹는 일반 소비자들은 찝찝함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코로나19의 엄중함과 연말연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솔선수범, 즉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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