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사국시, 올해 시험 거부자 2700명 포함 약 6000명, 상·하반기 나눠 2차례 실시
상반기 시험은 1월 말 시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정부가 올해 의사 국가시험(국시) 응시를 거부했던 의과대학생들을 구제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내년 의사 국가고시 실기 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회 실시하기로 하고, 상반기 시험은 1월 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 국시는 매년 1회 실시되지만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의료인력 공백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시험을 치르지 않은 의대생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지난 8월 의사단체 집단행동에 의대생이 참여하면서 2700명이 실기시험에 응시하지 않음에 따라 신규의사 공백이 생기고, 공중보건의는 약 38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공중보건의는 공공의료기관과 취약지의 필수의료 제공을 담당하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실질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또 2차례 실시 배경에 대해 "내년 국시는 당초 인원 3200명과 응시 취소자 2700여 명을 합쳐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기 시험을 진행해야 된다"면서 "시험 기간 장기화 등 시험 운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2차례로 나눠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노년유니온과 안전사회시민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시 종로구 이순신 동상 앞에서 의사국가고시 재시험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노년유니온과 안전사회시민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시 종로구 이순신 동상 앞에서 의사국가고시 재시험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에 앞서 의대생들은 올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하며 의사국시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했다.

다만 이번 정부의 국시 거부자 구제안을 놓고 또 한번의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의사 국시를 제외한 어떤 시험에서도 구제를 받은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실제로 지난 9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글이 올라와 57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청원인은 "시험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집단은 거의 없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투쟁의 수단으로 포기한 응시의 기회가 어떠한 형태로든 추가 제공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은 더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드려 매우 죄송하다"며 "공공의료 강화대책의 차질 없는 시행, 필수 의료인력에 대한 의료계와의 협의 진전, 의료 취약지 지원 등을 위해 내년도 시험을 조속히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