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구소 시노백 임상결과 효과 50% 수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도 중국산 백신 우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맞아도 괜찮을까?”

중국산 백신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서방보다 일찍 백신을 개발했다며 자국은 물론 지구촌 곳곳에 백신을 전파하고 있지만 효과에 의문부호가 잇따라 붙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를 잡기 위해 백신을 개발한 회사는 미국의 얀센, 모더나와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등 10개 안팎. 여기에는 중국 제약사 시노백도 포함된다.

문제는 지난해 7월 중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긴급사용을 승인한 시노백 백신의 효과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 어느 나라에선 효과 100%를 장담한 반면 다른 나라에선 50% 수준이라고 의구심을 품는다. 다시 말해 임상결과가 들쑥날쑥해 백신효과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시노백 백신은 러시아가 지난해 8월 개발한 스푸트니크V보다 한달 가량 앞서 시판허가를 받아 속도면에선 가장 빨랐다. ‘제대로 된 백신을 개발하려면 최소 3년은 걸린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비웃듯 중국은 임상 실험과정을 단축하며 초고속으로 백신을 내놨다.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백신 확보전에 나선 동남아 등 일부 국가에선 ‘중국산’ 구입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백신이 속도를 위반한 것일까? 그 효과를 의심하는 불길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 12일 브라질 부탄탄연구소는 시노백의 예방 효과가 50.3%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것. 이는 백신 효과를 70%로 권장하는 세계보건기구와 중국정부 기준은 물론 다른 규제기관의 권고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물론 부탄탄 측도 50% 수치는 경미한 증상까지 포함한 실험 결과이고, 중증 코로나에 대해서는 예방률 78%를 보였다고 부연 설명했지만 이 또한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90% 수준에는 크게 못 미쳐 중국산 백신에 대한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이뿐 아니다. 대부분 가난한 나라인 개발도상국가들이 시노백 백신 접종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중국산 백신 5000만 회분을 주문한 터키는 지난달 자국 내 임상실험 결과 시노백 백신 효과가 91.25%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았고 이어 보건 종사자와 고령층부터 신속히 접종할 계획이란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65.3%로 나타났다. 그러자 시노백 인뒈이동 회장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접종했다"며 서둘러 자사 백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나섰다.

필리핀 정국도 시노백을 둘러싸고 시끄럽다. 필리핀은 시노백으로부터 2500만 회분을 확보했으며 첫 5만 회분이 내달 도착할 예정이다. 하지만 야당 소속 프란시스 팡길리난 상원의원은 정부에 시노백 백신 구매를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시노백 백신은 미국산 및 유럽산 백신만큼 훌륭하다”며 중국산 백신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은 똑똑하다. 그것(시노백)이 안전하고 확실하지 않다면 생산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에서도 시노백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자 정부가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태국도 내달 20만 회분을 시작으로 4월까지 총 200만 회분의 시노백 백신을 들여올 계획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퇴치에 국경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이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맞아도 괜찮을까’라며 백신 효과를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지금이라도 중국 당국이 나서 직접 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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