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모더나 백신맞고 심장박동 빠르고 혀 부어
노르웨이 33명, 프랑스 5명 등 유럽서 71명 사망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사진=연합뉴스)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지구촌 곳곳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가운데는 글로벌 제약회사가 개발해 한국 정부가 구입한 것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자칫 코로나 백신에 대한 불신 혹은 접종기피 분위기가 확산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20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 카운티 펫코파크 접종센터에서 지난 14일 6명이 글로벌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을 맞고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의료진 6명은 "백신을 맞고 10분 만에 귀 밑에 통증이 생겼고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며 "혀도 부어오르고 감각이 없어졌다"고 증상을 전했다.

문제가 되는 모더나 백신의 제조번호는 '041L20A'로 총 127만2200회분 생산됐고 이 가운데 약 100만회분 가량 미국 37개주 1700곳 접종센터에 배포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5~12일 총 33만회 접종분이 287개 병원에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 제조번호를 가진 백신 접종이 일시 중단됐다.

캘리포니아주 감염병센터측은 "특정 제조번호의 모더나 백신에 대해 보통 때보다 높은 알레르기 반응 가능성이 보고됐다"며 "혹시 모를 상황, 또 백신 공급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 대비해 당국의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모더나의 해당 백신의 투여를 중단해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모더나 측도 "현재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며 임상 사례와 이 생산라인 백신의 광범위한 사용 중단이 필요한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질병통제센터(CDC), 식품의약국(FDA)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에서도 백신 부작용 논란이 불거졌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화이자 백신 접종 후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심각한 질병을 가진 고령층에게 백신 접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지난 15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사망자는 19일까지 3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에 들어간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발견하지 못했다.

노르웨이 의약청 스타이너 마센 의료국장은 19일 "백신접종과 사망 사이의 관계를 증명하긴 어렵다"며 "분명한 점은 대부분 환자에게 코로나19가 백신 접종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이 사망자의 기저질환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못했다. 마센 국장은 "백신접종 부작용으로 기저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며 “이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에서도 부작용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프랑스 보건부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현재 50만여명이 백신을 접종한 가운데 139명에게서 이상 반응이 나타났고 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숨진 사람은 모두 고령자이거나,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였으며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노인요양시설 입소자와 65세 이상 요양시설 직원에게 가장 먼저 백신 혜택을 줬고, 의료진·간병인·소방관·가사도우미 등에게 그다음으로 기회가 갔다.

프랑스 정부가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나서 사망했다고 파악한 사례는 총 71건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도 모더나와 백신 구매 계약을 맺은 만큼 해당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을 공식적으로 확보했다"며 "백신 공급은 새해 2분기부터 시작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무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잇따르면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이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백신 확보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 모두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백신을 맞도록 관계 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 병원에서 4일(현지시간)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2차로 접종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 병원에서 지난 4일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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