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5조' 부담되지만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물론 사모펀드도 '군침'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이베이코리아 모델들이 연중 최대 쇼핑축제 '빅스마일데이'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이베이코리아 모델들이 연중 최대 쇼핑축제 '빅스마일데이'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국내 유통 공룡들의 치열한 인수전이 예상된다.

네이버쇼핑과 쿠팡의 양강 구도에 온라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과 투자처를 찾는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까지 참전할 기세다.

국내에서 옥션과 G마켓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차지할 경우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1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사업을 위한 전략적 대안과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사업 성장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포함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부터 업계에 나돌던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는 2000년 한국 사업을 시작해 2001년 옥션, 2009년 G마켓 등을 인수하면서 연평균 20% 이상씩 커진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과 함께 급성장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19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5조원 규모로 이베이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14%)에 따른 가치는 약 19조원에 이른다.

2019년에는 매출 1조954억원으로 '1조클럽'에 가입했고 지난해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 업체 중 유일하게 이익을 내고 있다.

15년 연속 흑자로 2019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615억 원이었다.

쿠팡이 연 1조원의 적자를 내고 티몬, SSG닷컴 등 경쟁 온라인 쇼핑몰 업체 역시 손실을 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알짜 매물이다 보니 온라인 쇼핑몰 시장 확장을노리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은 물론 자금력을 갖추고 기존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에 투자하고 있는 사모펀드들도 인수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온라인 쇼핑업계 1위로 급부상할 수 있다.

사모펀드 MBK는 홈플러스와 시너지를 노려볼 수 있다. SSG닷컴에 투자한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도 신세계와 협업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지만 선뜻 지갑을 열기엔 부담스러운 액수다.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도 약점이다. 이베이코리아는 2017년부터 영업이익은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2017년 영업익 623억원에서 2019년 615억원으로 줄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는 CEO를 교체하며 매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8년간 이베이코리아를 이끌어 온 변광윤 사장은 퇴임하고 후임에 전항일 이베이재팬 사장이 선임됐다. 전 사장은 롯데백화점과 LG상사, 삼성물산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맡았고 2003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 2018년부터 이베이재팬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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