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달 플랫폼 시장 점유율 65%, 지난해 매출액 1200억위안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배달 문화라는 것이 아예 없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았다.

특히 음식이나 식재료 배달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랬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라고 해도 괜찮았다.

그러나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에 한국인 요식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중국인들은 이 음식 배달 문화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에 관한 한 ‘배달의 민족’이라는 자부심 충만한 한국인들 못지않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한국으로부터 배달의 민족이라는 타이틀을 빼앗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21세기의 대세 패러다임인 4차 산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규모 면에서는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체급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단순하게 비교, 계산해도 한국의 무려 10배 이상은 된다고 봐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2020년에는 더욱 증가해 1조 위안(元. 170조 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에도 최소한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재 하나 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중국인들이 이 황금알을 낳는 시장을 놓칠 까닭이 없었다.

크고 작은 앱(App)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파이를 어마어마하게 키운 사실은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들 중 단연 최고의 거인은 역시 중국 대도시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메이투안뎬핑(美團点評. 메이투안와이마이外賣로도 불림. 이하 메이투안)을 꼽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배달 플랫폼 시장 점유율 65%를 기록하고 있다면 이렇게 단정할 수밖에 없다.

2020년 기준 매출액은 1200억 위안 전후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2위 업체인 알리바바 계열의 어러머(餓了么)가 추격할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만큼 그야말로 가볍게 따돌리고 있다.

매출액이나 점유율에서 거의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천하의 알리바바도 이 시장에서는 아직 뾰쪽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메이투안은 2010년 칭화(淸華)대학 출신인 왕싱(王興. 42) 창업자가 텅쉰(騰訊. 영문명 텐센트) 등의 투자를 받음으로써 고고의 성을 울릴 수 있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할 무렵 투신한 탓에 사업은 별 어려움이 없었다.

여기에 초보자들도 이용 가능한 우수한 플랫폼 환경과 직원들의 뛰어난 조직력, 고객 만족을 우선한다는 서비스 정신은 더욱 비상할 수 있는 날개까지 달아줬다.

일거에 업계 1위로 등극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정보통신기술(ICT) 평론가 저우잉(周穎) 씨는 “2010년만 해도 배달 서비스 시장은 지금처럼 머리 터지도록 경쟁할 정도로 치열하지 않았다. 초창기부터 대기업의 자금을 바탕으로 몸집을 키웠던 메이투안은 이른바 선점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이후에는 사업 전략이 빛도 발했다.”면서 메이투안의 성공은 처음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의 한 거리에 집합한 메이투안 라이더들이 업무 지시를 받고 있다. 바로 옆에 라이벌 회사인 어러머 라이더들의 대열이 보인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일거에 시장 점유율을 50%로 키운 메이투안은 창업 5년째인 2015년 10월에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전기를 맞게 된다.

당시 시장 점유율 29%였던 다중뎬핑(大眾點評)을 흡수, 메이투안뎬핑으로 거듭난 것이다.

몸집을 불렸으니 이후에는 더욱 승승장구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2018년 9월 홍콩 증시에 상장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현재 메이투안의 위용은 시가총액 하나만 봐도 가늠이 되지 않을까 싶다.

1월 하순 기준으로 무려 2조3000억 홍콩 달러(322조 원)를 기록하고 있다.

530조 원인 삼성전자가 부럽지 않을 수준이 아닌가 보인다.

종업원이 조만간 6만 명을 넘어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향후 전망도 상당히 밝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무엇보다 배달 시장의 지속성장 가능성이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인 어러머 등이 아예 안정적인 2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 역시 좋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구인 및 구직, 호텔 예약 등의 신사업에 눈을 돌리면서 상당한 실적을 올리는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는 단순한 음식 배달만이 아닌 다양한 업종의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말할 것도 없이 미래가 마냥 낙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당국이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진 강력한 독점 규제 조치가 우려스럽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칼을 맞게 되면 그동안 쌓아올린 메이투안의 강고한 성 같은 경쟁력은 일거에 신기루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알리바바 산하의 금융회사인 마이(螞蟻. 영문명 앤트)그룹이 창업자 마윈(馬雲)이 함부로 나댄 탓에 당국의 칼을 맞은 사실을 상기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해야 한다.

메이투안의 광고 포스터. 업계 1위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제공=징지르바오.

대부분이 라이더인 직원들을 너무 착취한다는 이유 있는 선입견에 의해 고착된 부정적 이미지 역시 지속성장에 대한 의문을 안겨주기에 부족하지 않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지사의 간부 A 모씨는 “요즘 배달 직종에 투신하는 젊은이들은 상당히 고학력자들이다. 대졸자들이 적지 않다.심지어 석사 학위 이상의 학력자들도 있다고 한다. 제조업에 인재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지 않겠는가.그럼에도 메이투안은 이들을 헌신짝 취급한다.

임금도 결코 높다고 하기 어렵다.이런 선입관이 굳어지면 결국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메이투안이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외에 라이더들의 끊임없는 사망 사고를 비롯한 각종 불미스러운 일이 하루가 멀다 하고 다발하는 현실 역시 거론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무리하게 덩치 불리기에 나서기보다는 안전장치의 마련과 직원들에 대한 인성 교육들이 더욱 확실하게 선행돼야 진정한 일류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말이 될 듯하다.

착취 구조의 개선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메이투안은 한국으로부터 ‘배달의 민족’이라는 별명을 빼앗아오겠다는 의지에 불타는 중국 배달 업계의 진짜 기린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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