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공장 ‘30조원+α’...해외 설비투자까지 풀어야 할 숙제 산적
옥중경영 사실상 불가…업무보고 제한적 취업제한 받을 수도

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가 열린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세계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이 위험에 빠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판결에 재상고하지 않기로 하면서 블룸버그통신은 25일 보도한 내용이다.

최장 1년 6개월 간의 총수 부재는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이슈인만큼, 삼성전자 내부는 앞으로 대규모 투자계획을 어떻게 이어갈지, 옥중경영은 가능할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올해 평택공장 이어 '30+ α’' 설비투자 향방은?

삼성전자는 당장 3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평택 P3라인(제3공장)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착공과 투자규모 등 구체적인 로드맵이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이 부회장의 재판으로 꾸준히 미뤄져 왔다.

주요 외신들이 지난주부터 꾸준히 보도하고 있는 또다른 30조원 수준의 반도체 설비 투자계획에 대한 입장도 조만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애리조나, 혹은 뉴욕주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며 투자규모가 170억달러(약 18조8000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삼성이 11조원 이상을 투입해 텍사스 오스틴 공장 라인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두 보도만 합쳐도 투자비만 총 30조원이다.

업계에선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의 TSMC이 올해 최대 30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예고한 만큼, 삼성전자도 과감한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TSMC는 이미 120억 달러(13조5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공장을 신축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부회장은 이미 복역한 1년을 뺀 나머지 1년 6개월동안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이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복역 후에도 업무복귀 못할수도…옥중경영은 사실상 불가능

과감한 투자를 위한 이 부회장의 지휘가 필요한 가운데 옥중경영 등 다양한 차선책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먼저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제한된 보고만 받고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 결정을 적기에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2017년 이 부회장이 구속수감 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구치소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취업 제한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법적으로 옥중 경영생활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에선 "법무부는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게 이 부회장의 해임을 즉각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만기 출소가 아닌 판결 '확정' 시 바로 해임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가법)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형 집행이 끝난 후에도 5년간 삼성전자에 재직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서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고 무보수로 근무해왔기 때문에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4일 평택캠퍼스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당분간 정현호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사장과 계열사 사장단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7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준법감시위원회 회의를 오는 26일 처음으로 개최하고, 조만간 사장단 회의도 열어 관련 공식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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