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부족에 미·일·독일 등 정부서 생산증대 요청…가격 15%인상 검토중
올해 최대 280억달러 투자 발표로 기대감 상승...삼성전자도 수혜 예상

[사진=TSMC 제공]
[사진=TSMC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 1위 대만의 TSMC가 한껏 콧대를 높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반도체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주요국 정부들이 직접 나서 TSMC에게 반도체 공급량 증대를 요청하면서다.

TSMC는 이들의 요청에 따라 올해 차량 반도체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TSMC는 대만 경제부 장관을 만나 이같은 요청사항을 전달받고, 올해 차량용 '칩' 생산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 대만 측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주요국은 미국, 일본, 독일이다.

이에 TSMC를 포함한 대만 업체들은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르면 2월부터 약 15% 수준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시장의 가격 결정권이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반도체 제조업체로 이동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TSMC의 글로벌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대만 TSMC 반도체 제조공장의 내부 모습. [사진=TSMC 제공]
대만 TSMC 반도체 제조공장의 내부 모습. [사진=TSMC 제공]

TSMC가 이처럼 콧대를 높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전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차량 반도체 부족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아우디는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일부 고급모델 생산을 연기하고 관련 생산라인 직원 1만명을 휴직 시켰다. 

포드 등 몇몇 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시켰고, 폭스바겐은 보쉬·콘티넨털 등 공급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비대면 산업 수요에 대비해 모바일, 서버 등 IT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면서 차량 반도체 물량이 부족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많은 제조업체들 가운데 특히 TSMC가 선택을 받은 이유로는 올해 최대 280억달러(약 31조원)을 설비 투자를 예고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TSMC의 행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돼 연쇄적으로 국내 산업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강자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이러한 과감한 행보가 다른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품귀 현상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일반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대한 뚜렷한 성적이 없다는 약점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반도체에 주력하며, 차량용은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제품에만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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