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창원공장서 직원 프레스 기계에 끼여
숱한 경고에도 안전조치 외면, 노동자 목숨 잃어

현대위아 창원4공장 중대재해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현대위아 창원4공장 중대재해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산업현장에서 또 한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불귀의 객이 됐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위아 창원4공장에서 프레스 기계에 끼인 협력업체 직원 임모씨가 입원 14일 만에 숨진 것.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이었을 그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났다.

이런 일이 왜 벌어졌고 누구의 잘못인가?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5시 50분 프레스 공정을 하던 중 임씨가 기계에 끼면서 발생했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그는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현대위아는 IMF 사태로 부도난 기아중공업을 1999년 인수해 이듬해 이름을 현재와 같이 바꾼 현대자동차 계열사다.  

사고 당시 함께 작업하던 동료 노동자는 임씨를 보지 못하고 기계를 수동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분명한 인재다. 자동으로 조작했다면 사고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는데 그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위아 노조도 이런 점에 공감하고 있다. 즉, 이번 사고가 사측의 관리감독 소홀과 안전관리 미흡으로 발생한 산업재해라는 것.

또한 이들은 안전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이나 특별 교육 없이 노동자를 전환 배치한 점 등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안전전문가인 최돈홍씨는 자신의 저서 ‘오늘도 일터에서 4명이 죽는다’에서 “한국은 사고후진국”이라고 정의한 뒤 “산재사망자가 후진국형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후진국형 산업재해는 사고가 단순, 반복, 재래형으로 계속 반복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도 최씨의 주장처럼 후진국형 사고다.

그래서일까.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지난 25일 현재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차례 위험 현장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안전조치 외면으로 한 노동자가 운명을 달리했다"고 분노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현대위아 4공장의 단조 프레스 공정에서 이미 3건의 재해가 발생했고 그 때마다 방호조치 개선 등을 요구했지만 이것이 외면되었기 때문에 이번 사고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의 안전보다 사업주의 생산이 우선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들은 "현장에서 산업재해는 노동자의 잘못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며 "대부분이 작업현장에서 안전보다 생산을 우선하는 사업주의 생산우선주의, 비용절감을 위한 방호조치를 하지 않는 등 노동자의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행태로부터 비롯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이들은 현대위아 대표이사, 안전관리 책임자, 협력업체 대표이사 등 3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진보당 경남도당도 성명을 내고 "노동자를 '부품'으로 여기고 '안전과 생명'보다 기업의 '비용절감과 생산공정'을 우선시 하는 저급한 사고를 바꾸지 않는 한 산업현장의 안타까운 죽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이번 사망사고를 중대재해로 보고 정식 조사에 나섰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과 센서 위치 등 기계적 요인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소위 뒷북치기다.

아무튼 안타까운 산업현장의 죽음을 또 다시 목도하면서 분노한 노조원들의 외침이 귓전을 맴돈다.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이지 마라!“

현대위아 창원공장 모습(사진=연합뉴스)
현대위아 창원공장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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