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기업 협력·그룹 전략만 맡을 듯...미야카와 준이치가 향후 경영 주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소프트뱅크의 이번 인사가 오는 4월 1일부터 실행되며 손 회장은 창업자 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정보기술(IT) 대기업 소프트뱅크 창업자인 손정의(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64) 회장이 창업 40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가 미야카와 준이치 부사장(56)을 사장 겸 CEO로 승진시킨다"며 그룹의 최고결정권 가진 손정의 회장은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그룹 회장직에는 미야우치 겐(72)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다"며 오는 4월 1일 이번 인사가 실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창업자 이사직을 수행하면서 투자 기업과의 협력이나 그룹 전체의 전략을 계속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를 통해 소프트뱅크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언론들은 소프트뱅크 산하의 Z홀딩스(ZHD)가 오는 3월 야후와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LINE)과의 경영 통합을 계기로 경영진의 세대교체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통신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미야카와 준이치 차기 CEO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3년부터 소프트뱅크 자회사 '소프트뱅크BB'에 몸을 담았던 미야카와 부사장은, 소프트뱅크가 2006년 영국 보다폰 일본법인을 매수해 휴대전화 사업에 참여한 후 통신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했다.

또한 2013년에는 미국 스프린트(현 T모바일US)의 재건을 담당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소프트뱅크의 네트워크 정비 책임자를 겸하며 5G네트워크 정비도 담당했다.

현재 그는 도요타자동차와 소프트뱅크가 공동 출자한 '모네 테크놀로지'의 사장직을 겸하고 있으며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이디어 맨'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차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직에 오를 예정인 미야카와 준이치 부사장. [사진=소프트뱅크 제공/연합뉴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소프트뱅크의 IT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소프트뱅크가 주력사업인 휴대전화 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예측해 앞으로는 비통신 분야의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국정 과제로 내건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관련해 주요 통신사들이 너도나도 통신분야 경쟁에 뛰어들면서 일본 내의 휴대전화 사업이 외줄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IT산업을 이끌어 온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 경영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나 어떤 역할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의 주식을 대량 매수하게 하는 등 IT업계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주도하는 큰 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소프트뱅크는 IPO(나스닥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쿠팡의 지분을 37% 보유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사인 Z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해 손 회장은 앞으로도 과감한 투자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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