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삶을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절망감이 밀려올 때가 있다.

저자 역시 한때 이런 불안감과 함께 “헛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었다.

저자는 세계일보 문화선임기자로  ‘나의 삶 나의 길’이란 인터뷰를 진행하며 대학 총장, 병원장, CEO, 화가, 의사, 사회단체 대표, 연예인 등 많은 인사를 만났다.

누가 봐도 ‘성공한’ 이들이지만 그들 역시 “좌절과 분노, 열등감, 회한에 몸서리를 치는 순간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저자는 노력과 절제와 인내로 자신 앞에 닥친 크고 작은 고비를 넘겨왔고, 그리고 봉사로, 예술로, 양보와 나눔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꾸미고,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이들이 있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 따뜻하고, 맑고 희망적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2018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거의 3년간 저자가 인터뷰이로 만난 22명의 걸어온 길과 삶을 담고 있다.

저자가 처음 인터뷰한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휠체어 장애인 대학생, 최초의 휠체어 방송인이다.

지체장애 1급인 그는 한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와 왼팔을 못 쓴다.

그나마 온전한 오른손 기능도 40%밖에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늘 웃는다.

어릴 적 어머니가 “너 같은 장애아를 보면 사람들이 불쌍해하며 불편해한다. 그런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웃어야 한다’고 웃는 연습을 시켰다”는데, 본능이나 다름없는 미소는 그의 심벌마크가 됐다.

박영관 세종병원 회장은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40대 초반, 잘 나가던 의과대학 교수직을 내던지고 ‘돈이 안 되는’ 심장병원을, 그것도 서울이 아닌 경기도 부천에서 열어 30여 년간 ‘심장’이란 한 우물만 파서 대표적인 심장전문병원으로 키웠다.

그는 단순한 병원 경영자에 머물지 않고, 국내외를 합쳐 2만5천여 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무료 치료하며 인술(仁術)을 실천해왔다. “

‘흙수저 신화’로 불리는 류수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은 방송대 출신 최초의 모교 총장이 된 인물로 졸업생 67만 명, 재학생 11만 명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시골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농사일을 천직으로 알다, 뒤늦게 주경야독으로 공부해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방송대에 진학한 자수성가의 전형이다.

그에게선 폐목강심(閉目降心),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내공이 묻어난다.

‘국민 MC’ 송해 선생은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어디를 가나 항상 나이를 내려놓는다.

‘전국노래자랑’ 30년을 하면서 연출가 300여 명을 겪었지만, 그들에게 맞추고 양보해왔다고 한다.

“90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 버렸다. 하루하루가 금쪽같아요. 다들 양보하고 웃으며 사세요. 싸울 일이 있어도 피하세요.” 그가 말하는 영원한 현역의 비결이다.

저자는 이들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살아온 인생에서 우리가 삶의 지표로 삼을 값진 인생의 지혜를 들었다.

◇세상은 맑음/박태해 지음/W미디어/값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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