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일 틱톡에 앞서 홍콩증시 상장 예상 , 복잡한 지분구조와 갑질문화는 위험요소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짧은 동영상(쇼트 클립) 플랫폼의 천국이다.

틱톡(중국명 더우인抖音)이 미국과 인도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한 현실은 중국에서 이 쇼트 클립의 위상을 반증한다.

주로 젊은이들을 비롯한 양국의 누리꾼들에게까지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봐야 하는 만큼 중국이 천국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그러나 중국에 틱톡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라이벌인 콰이서우(快手)도 공격적 활동으로 중국을 그 어떤 국가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는 쇼트 클립 분야의 종주국으로 만들고 있다.

이 콰이서우가 오는 2월 5일 홍콩 상장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다.

라이벌 틱톡보다 먼저 상장에 나선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예사롭지 않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두 480억 홍콩 달러(6조912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지난해 6월 상장된 전자상거래 분야의 거목 징둥(京東)닷컴의 345억6000만 홍콩 달러를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더구나 초과배정(계획 물량보다 훨씬 많은 공모주를 배정 가능한 선택권. 그린슈라고도 함) 옵션을 행사할 경우 자금 조달액은 더 늘어날 개연성도 농후하다.

틱톡을 비롯한 중국 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그 어떤 업체도 부럽지 않게 된 콰이서우는 업력(業歷)이 예상보다 길다.

하나 같이 굴지의 기업인 구글과 바이두(百度) 근무 경험을 보유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쑤화(宿華. 39) 최고경영자가 2011년 창업에 나서면서 고고의 성을 울렸다.

틱톡보다 무려 5년 선배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그저 GIF(움직이는 사진 파일)를 만들고 공유하는 앱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듬해 짧은 비디오를 찍어 올리는 커뮤니티로 변신한 후 흔히 말하는 대박을 쳤다.

틱톡 같은 극강의 라이벌이 존재하지 않았던 2013년 후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승승장구했다.

대박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용자 자신이 PD와 출연자로 활동이 가능한 플랫폼을 누리꾼들에게 제공했다는 것 역시 결정적이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연예인 병에 걸린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계치들이 상당수인 중장년층을 위해 간편한 기능으로 설계한 것도 크게 어필했다.

중국의 1, 2선 뿐 아니라 3, 4선 도시의 소외된 누리꾼들을 잠정 고객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전략은 완전 확인사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최근 한 잡지에 올라온 콰이서우의 광고. 라이벌 틱톡을 바짝 추격중이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2021년 1월 말을 기준으로 본 콰이서우의 스펙은 대단하다.

일간 실사용자의 수를 우선 꼽을 수 있다.

무려 3억5000만 명에 이른다.

월간 실사용자 수는 8억 명에 가깝다.

틱톡의 6억 명과 15억 명에 비하면 아직 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틱톡보다 상장에서 앞서게 됐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격차 극복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출액 증가세도 간단치 않다.

2017년 83억 위안(元. 1조4110억 원)에 머물렀으나 이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203억 위안, 391억 위안을 기록했다.

매년 거의 2배 전후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아무리 못해도 600억 위안 전후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은 오히려 쾨이서우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향후 기업 가치는 더욱 가공스럽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연말까지 500억 달러를 넘어선다는 것이 업계의 보수적 전망이다.

예상 시가총액도 가볍게 500억 달러에 이른 다음 1000억 달러를 향해 달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은 장밋빛에 더 가깝다.

가장 큰 수익원인 라이브스트리밍(온라인 생방송)이 여전한 인기를 누릴 가능성이 높은 덕분이다.

이는 이 분야 매출이 2017년 73억 위안에서 지난해 400억 위안을 가볍게 넘어서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사업 영역 확대 의지도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웅변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온라인 게임과 이커머스,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의 매출이 매년 폭발적으로 늘면서 라이브스트리밍의 비중이 급격히 주는 것은 괜히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그러나 마냥 잘 나갈 수 만은 없고 당연히 콰이서우가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틱톡처럼 미국이나 인도의 제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이 경우 성장은 정체될 개연성이 농후하다.

틱톡을 따라잡는다는 목표는 실현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너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나쁘게 보면 부담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금세기 들어 한때 반짝 했다가 전문성을 잃은 채 몰락해간 수많은 유, 무명 기업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 텅쉰(騰訊. 영문명 텐센트)의 투자를 통해 성장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복잡한 지분구조 역시 콰이서우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ICT 평론가인 추이하이량(崔海良) 씨는 “중국의 스타트업들은 지분이 상당히 복잡하다. 이리저리 투자를 받다 보니 그렇게 됐다. 여기에 상장까지 하게 되면 콰이서우의 경영권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상장으로 오히려 상황이 나빠질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누리꾼들의 분노를 산 콰이서우의 화장실 갑질 상황을 패러디한 글과 그림./제공=신징바오.

직원들에 대한 갑질 문화가 장난이 아닌 기업이라는 낙인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10월 말의 한 사례를 들어봐야 이해가 쉽다.

당시 소셜미디어에서는 콰이서우의 회사 화장실에 칸마다 타이머가 설치된 사진이 오른 적이 있었다.

급속도로 온라인 공간에 퍼져나간 사진은 기가 막혔다.

각 칸의 천장에 매달린 타이머에 ‘사람이 있음’이라는 글자와 함께 얼마나 오래 사용 중인가를 보여주는 숫자가 초 단위로 표시돼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이 기록은 화장실 관리자의 모바일 기기로 실시간 전송됐다고 한다.

이에 누리꾼들은 ‘빠른 손’을 뜻하는 회사 이름이 실제로는 ‘빨리 볼일을 보는 손’이라는 의미였다고 비아냥거렸다.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다.

콰이서우 경영진은 서둘러 해명에 나섰으나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2월 5일 상장을 기점으로 콰이서우는 쾌속 성장을 위한 엔진을 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틱톡 추월의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부정적인 면은 최소화하면서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회사 이름처럼 빨리 꿈이 현실이 될 날도 오지 않을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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