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노조, 아파트 76곳 등 인권위 진정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배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 아파트·빌딩 문제 해결 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에서 일부 고급 아파트 및 빌딩 출입 시 헬멧 착용 금지, 건물 이용 제한 등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배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 아파트·빌딩 문제 해결 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에서 일부 고급 아파트 및 빌딩 출입 시 헬멧 착용 금지, 건물 이용 제한 등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서울 강남과 서초구 등의 일부 고급 아파트와 빌딩에서 배달기사들에게 갑질을 일삼아 온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아파트와 빌딩은 가장 기본적인 노동권은 고사하고 배달원을 인격적으로도 존중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진정서에 서울의 아파트 76곳, 빌딩 7곳 관리사무소를 피진정인으로 적시했다.

진정서에 이름이 명시된 아파트 76곳을 보면 서울 강남구에 32곳과 서초구 17곳 등 고가아파트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빌딩 7곳은 용산구와 중구의 대기업 본사 빌딩 2곳과 여의도와 명동의 복합쇼핑몰, 백화점 2곳, 강남구·서초구·종로구 고층빌딩 3곳이 포함됐다.

배달원들의 피해 사례를 보면 범죄 발생시를 대비해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헬멧을 벗도록 강요하고 음식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게 하는 등 인권을 무시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또한 겨울철 패딩 속 흉기를 소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패딩을 벗고 엘리베이터에 타라고 강요한 사례도 있었다.

김영수 배달서비스지부장은 "나와 많은 노동자가 범죄자 취급받는다는 걸 깨닫고 너무 충격을 받아 일을 쉰 적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홍현덕 지부 사무국장은 "여의도 한 빌딩에 배달을 갔는데 보안 요원이 헬멧을 벗으라고 쫓아왔다"며 "테러를 할 수도 있다는 건데 우리가 테러범이냐"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화물용 엘리베이터 탑승을 강제하는 건물 관리사무소 지침에 대해 "우린 짐짝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해당 아파트 명을 공개하라는 요구와 함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럴거면 배달을 시키지 말아아지, 배달 시켜놓고 엘리베이터 사용을 규제하는 것은 무슨 논리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저런 곳엔 배달을 해주지 말아야 한다”며 “배달을 해주더라도 배달료를 몇만원씩 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에 앞서 전날 배달 종사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도 아파트 103곳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