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 품귀현상 현실화…'노사 갈등' 본거지 부평2공장 생산 감산 조치
GM, 2035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한다는데 한국 생산물량 배정 계획 없어

주요외신들은 3일(현지시간) GM이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인해 오는 8일부터 한국의 부평2공장의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한국GM이 다시 한번 큰 위기에 빠졌다.

한국GM은 전기차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주력 조립기지인 부평2공장의 가동률이 절반으로 줄어 들 것으로 보여 노조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부평2공장은 그 동안 한국GM 노조가 전기자동차 생산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본거지로,  노사 간의 갈등이 다시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다른 제조사들의 반도체 수급 사례를 참고해 이번 위기를 극복해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생산감축 결정난 '부평2공장', 노사갈등 키우나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멕시코 산루이스 포토시에서 차량생산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다. 총 약 1만 대에 육박하는 생산량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특히 오는 8일부터 반도체 품귀현상을 달래기 위해 한국의 부평 2공장의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인다.

이번 소식은 한국GM에게 악재임이 분명하다.

생산량 감축이 확정된 부평2공장은 한국GM 노사 갈등의 원인이 일어나고 있는 본거지이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조는 부평2공장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기지로 활용하자고 주장해왔다.

노조는 지난해 “전기차 투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래차 시대로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부평공장을 미래차 생산기지로 만들자”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이번에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량을 감축시키는 것은, 미래산업 육성에 대한 노조의 고민을 더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의 스파크EV는 2017년에 단종됐지만 자사 전기차 인프라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한국GM 제공]

◇ 전기차만 생산하겠다는 GM, 구체적 계획 없는 한국GM

여기에 최근 GM이 내놓은 '올(all) 전기차 전환' 계획에 대해 한국GM이 구체적인 생산물량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근 GM은 203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엔진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를 전세계적으로 중단하고 전기차만 생산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 발표와 함께 전기차 생산이 확정된 곳은 시장 규모가 큰 북미이다. 한국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나오고 있지 않아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GM은 2025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라 공식 선언한 뒤, LG화학과 함께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등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과거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통해 스파크(Spark), 볼트EV 개발을 주도하고 스파크EV를 창원공장에서 생산한 적이 있어 생산 인프라 역시 탄탄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물량 배정에 대한 얘기는 전무하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포럼에 참석해 "경영정상화 계획에 집중하고 있다"고했지만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서는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GM이 전기차 생산을 가속화하는 순간 한국GM의 공장들이 폐쇄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지난 1월 28일 서초구 한국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8회 산업발전포럼 및 제12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일각에선 반도체 부족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고 공급사와 추가적인 협력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보고 있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보쉬와 콘티넨탈, 현대모비스 등 부품 협력사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적용된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만큼, 한국GM도 공급 부족 사태를 막을 만한 방법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GM 관계자는 "글로벌 구매·공급망에 통합된 구매조직이 현재 부품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부품업체들의 반도체 수급에 대한 방안을 찾고, GM과 한국GM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이 사안이 낳을 전반적인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며, 수요가 많은 유틸리티차(SUV)와 같은 차량을 계속 생산하는 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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