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 18곳 '포스코 삼척 석탄발전소 투자의사 없다'...12곳은 '깜깜 무소식'
환경단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1300만톤 예상...탄소중립 진정성 의심"

전국 탈석탄 공동캠페인 '석탄을 넘어서'가 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포스코에너지의 삼척 석탄화력발전 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석탄발전 투자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5일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등 24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 탈석탄 공동캠페인 ‘석탄을 넘어서’는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조속히 포스코에너지의 삼척 석탄화력발전 투자 중단을 선언하라”고 외쳤다.

지금까지 18개 자산운용사들이 삼척석탄화력발전 건설을 위해 사용될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같이 나머지 운용사들도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투자 거부 의사를 내놓으라 촉구한 것이다.

이들이 문제 삼는 대상은 포스코에너지의 사업 출자사인 삼척블루파워다.

삼척블루파워는 총 사업비만 4조9000억원 규모인 해당 발전소 신설을 기획한 후 지난 2019년 착공해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사업비 1조원이 조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척블루파워는 무려 세 차례에 걸쳐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근엔 남은 80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 거부 의사를 밝힌 자산운용사 명단. [사진=석탄을 넘어서 홈페이지 캡처]

이들이 삼척 석탄화력발전소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이유는 바로 기후변화 문제 때문이다.

석탄을 넘어서는 해당 발전소에서만 배출되는 연간 온실가스량은 13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여진 캠페이너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가 30년간 배출할 온실가스는 국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수준"이라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 모이게 된 이유로 '자산운용사들의 미온적인 태도'를 꼽았다.

기후변화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고 국내 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안책들을 모색하고 있는데, 회사채를 인수하는 등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란 것이다.

여기에 삼척 석탄화력발전이 낳을 재무적 리스크가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척석탄화력발전의 수익성은 2035년 절반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공장이 조기폐쇄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건설의 완공조차도 불확실하다고 꼬집었다.

포스코는 지난 3일 현대제철, 동국제강, KG동부제철, 세아제강, 심팩 등 철강사들과 함께 ‘2050 탄소중립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사진=포스코 제공]

현재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30곳 중 ‘투자 의사가 없다’고 밝힌 자산운용사는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교보악사(AXA)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 18곳이다.

자산운용사들이 관리하는 전체 530조 규모의 채권 자산 가운데 86.7%가 삼척 석탄화력발전 회사채를 실질적으로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다.

반면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곳은 하나유비에스(UBS)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대신자산운용 등 12곳에 달한다.

석탄을 넘어서는 “남은 자산운용사들도 회사채 인수 거부 의사를 조속히 밝히고 향후 국내외 석탄관련 산업에 어떤 투자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며 “탈석탄을 포함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방침도 조속히 발표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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