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 IT기술 끌어모으기 vs. 中 테라헤르츠 위성 발사·과학기술 혁신

[일러스트=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과 중국이 이동통신 기술 분야에서 물러설 수 없는 피 튀기는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10년 뒤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6G(6세대 이동통신)’을 두고 양국간의 패권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세계 대부분 지역이 아직 5G 네트워크의 혜택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벌써부터 6G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미래 먹거리 사업인 IT 관련 기술을 선점을 위해 각자 '상대 국가에게 질 수 없다'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6G는 실시간 홀로그램, 항공 택시, 인간과 인터넷 연결 등 그간 SF(공상과학) 소설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을 현실화할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5G보다 약 50배 빠르고, 전송속도도 초당 1000기가바이트(GB)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상상만 해온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대회가 일어나는 중”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 '글로벌 연합체' 만든 미국 vs. '6G' 위성 쏘아올린 중국

미국과 중국은 6G를 먼저 개발하고 특허를 확보해 다음 산업혁명의 승자가 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5G 기술 경쟁에서 중국에게 밀린 바 있는 미국은 칼을 단단히 갈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중국의 화웨이가 급부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5G 정책이 참패를 맛 봤다고 평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행정부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AI, 양자·고성능 컴퓨팅을 비롯해 특히 5G·6G에 4년간 3000억 달러(약34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바이든은 중국을 '최대 견제국'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임기 내내 중국에게 선두권을 내어주지 않기 위해 6G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반중국 연합체를 꾸린 상태다. 미국 통신표준 개발업체인 통신산업솔루션연합(ATIS)는 지난해 10월 ‘넥스트G 연합체(Next G Alliance)’를 출범시켰다.

해당 연합체에는 압도적인 IT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이 똘똘 뭉쳐있다. 애플, AT&T, 퀄컴, 구글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도 포함돼 있다. 화웨이는 당연히 제외됐다.

다만 연합체 출범 당시 6G의 미국 리더십을 확립하겠다고는 했지만, 사실상 이번 연합체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은 미국 기업이 아닌 삼성전자와 스웨덴 에릭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부터 임기 4년간 정부 물품 구매액을 4000억달러 늘리고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 전기차 등 첨단기술에 3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부터 임기 4년간 정부 물품 구매액을 4000억달러 늘리고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 전기차 등 첨단기술에 3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사진=워싱턴AFP/연합뉴스]

다만 업계에선 현재 6G 기술력에 있어선 중국이 한 발 앞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이 연합체를 꾸리고 투자금액을 배정하긴 했지만, 사실상 구체적인 6G 실험을 타진한 것은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11월 산시성 타이위안 인공위성 발사센터에서 세계 최초로 6G 인공위성 ‘텐옌-5호’를 쏘아올렸다. 해당 위성은 우주에서 6G 주파수로 사용될 테라헤르츠(THz) 실험을 진행한다.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6G 기술 선점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샤오미·오포 등 화웨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기업들이 모두 “6G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포는 3년간 500억위안, 한화 약 8조원을 6G 연구 개발비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현재 캐나다에 6G 연구센터를 설립해 관련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패권경쟁과 관련해 피터 배터(Peter Vetter) 노키아 연구팀 책임자는 “양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연구자 군대(army of researchers)’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발전 5개년 계획(2021~2025년) 중 과학기술과 관련해 “현재 중국의 발전은 국내외 환경에 복잡한 변화가 발생하는 국면에 직면해 있다”면서 “국가의 미래가 과학기술 혁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한편 블룸버그는 IT 기술 강국인 한국도 6G 시장에서만큼은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한국이 2019년에 관련 연구를 시작해 2026년까지 6G를 상용화 시킬 계획이라며, 올해 약 117억달러(13조513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6G 기술이 개발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 등 각 국가가 염두해둔 기간 안에 상용화가 되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정보통신 업계의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복잡한 미래기술은 신중하게 개발돼야 한다”며 “(개발에 나선) 국가들이 바로 6G 기술을 선·보이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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