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다영 자매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중징계
송명근·심경섭도 출장 정지…추가 폭로에 구단·협회 초긴장

과거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돼 국가대표
과거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일고 있는 이재영(오른쪽), 이다영(왼쪽) 쌍둥이 자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올 시즌 김연경 선수의 국내 무대 복귀 등으로 흥행에 큰 기대를 모았던 배구계에 학교 폭력이라는 돌발 악재가 터져 나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그 시작은 국가대표 쌍둥이 자매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이상 흥국생명)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카페에는 이재영·다영 자매와 초등·중학교 배구선수단에서 같이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을 올라 왔다.

이들은 장문의 글을 통해 쌍둥이 자매의 가해 사실을 열거한 뒤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재영 다영 자매와 소속 구단 흥국생명은 자필 사과문 등을 통해 사죄의 뜻을 표했으나,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15일 배구협회는 이들 두 선수에 대해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소속구단도 무기한 출전 징계조치를 결정했다.

협회의 이 같은 결정으로 올해 예정된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전력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부적격한 행동에 대해 일벌백계한다'는 차원에서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재영·다영 자매 외에도 남자배구에서도 학폭과 관련된 폭로가 이어졌다.

과거 학교 폭력 연루를 시인한 심경섭과 송명근.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연합뉴스]
과거 학교 폭력 연루를 시인한 심경섭과 송명근.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연합뉴스]

지난 10일 한 온라인 포털사이트에는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학교 폭력)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확인결과 이 선수들은 OK금융그룹 소속의 송명근, 심경섭 선수로 알려졌다.

글을 올린 이는 "10년이 지난 일이라 잊고 살자는 마음이 있었는데 용기 내는 피해자를 보고 용기를 내어 본다. 폭력은 세월이 흘러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말이 힘이 됐다"고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두 선수의 소속구단인 OK금융그룹은 14일 "당사자인 송명근, 심경섭 선수가 '과거의 잘못에 대해 진정성 있게 책임지고 자숙하는 의미에서 앞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감독을 통해 구단에 전달했다. 구단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선수가 내린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난 14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현재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는 배구선수로부터 학창시절 받은 학교 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또 한번 폭풍이 일 전망이다.

이들이 입었다는 학폭은 신체적, 정신적 폭력이 가해져 현재까지도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각 구단은 소속 선수들의 과거 행적에 대해 전수조사를 펼치는 등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축 선수들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될 경우 올 시즌 개별 구단의 성적은 물론 프로배구 전체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학원 스포츠 현장에서 기본 인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과거 국내 학원 스포츠계에서는 학생들의 인성 및 학업보다 성적 올리기에 열을 올려 기본권 부족에 대한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이번 계기로 스포츠계 전반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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