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선정 50 미래 유망기업 랭킹 8위, 매출 1조위안 달성 목전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유커(游客)는 중국어로 관광객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한국을 필두로 한 전 세계에서 이 말은 이상하게도 중국인 해외 관광객만을 특정하는 단어가 돼버렸다.

중국인 자신들도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라고 해도 좋다.

그만큼 중국인들이 글로벌 관광 산업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2020년에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없었을 경우 해외 유명 관광지를 휩쓸었을 유커가 2억 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면 진짜 이렇게 단언해도 괜찮다.

이재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들이 지천인 중국에 이 유커를 활용,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하려는 야심을 공공연하게 펼치려는 관련 기업이 없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일일이 세기 힘들 만큼 많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아마도 중국을 넘어 확실한 글로벌 지존을 노리는 온라인여행사 셰청(携程. 영문명 씨트립Ctrip)이 아닐까 싶다.

조만간 오랫동안 세계 최대 업체의 명성을 떨쳐온 익스피디아그룹의 추월을 아예 허용하지 않을 수준까지 격차를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1년 2월 중순 기준으로 나스닥에서의 시가총액이 220억 달러 전후인 셰청은 당연히 출발은 소박했다.

지난 세기 말인 1999년 설립 당시의 이용자 수가 달랑 784명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 상전벽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기준 이용자 수가 4억 명으로 폭발했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이용자도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1억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간 거래액 역시 엄청나다.

2019년의 경우 8650억 위안(元. 147조 언)을 기록, 꿈의 1조 위안 달성에 바짝 다가섰다.

매출액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종료될 경우 500억 위안 고지를 향해 진군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경우 5년 내 1000억 위안대 매출은 별로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직원도 2021년 3만 명에서 최소한 5만 명 정도로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2019년에 글로벌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50대 미래 유망 기업’ 랭킹에서 8위를 차지한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상하이 소재 셰청 본사의 모습. 2019년 이용객수가 4억명을 넘어섰다.[사진=셰청 홈페이지]

셰청이 이처럼 역사가 그다지 길다고 하기 어려운 민영기업임에도 규모 면에서 칭녠(靑年)여행사 같은 대형 국유기업들조차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데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량젠장(梁建章. 53)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확실하게 이해한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설립 때부터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사업에 주목한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지 않나 보인다.

직원들의 맨 파워가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늘 새겼다는 점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증명을 위해 굳이 다른 사례를 들 필요도 없다.

창사 이후 지금까지 셰청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동종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사실만 꼽아도 좋다.

이에 대해 베이징 스다이(時代)여행사의 구웨(顧越) 사장은 “셰청은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上海)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만큼 임금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하이의 다른 동종 업체들보다 평균 30% 전후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처음부터 직원들의 맨파워가 경쟁력이라는 사실에 집착하기까지 한 것 같다.”면서 셰청 직원들의 맨 파워가 강한 것은 이상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여행사답게 처음부터 국제적 마인드를 가진 채 사업에 나선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설립 4년 만에 나스닥으로 달려가 상장을 일궈낸 사실이 우선 그렇다는 점을 웅변한다.

량 대표가 비슷한 연배인 한국의 신라호텔 이부진 회장 같은 기업인들과 교유하면서 대외 교류협력에 적극 나서는 등의 행보를 보이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보인다.

이런 장점을 초창기부터 시종일관 유지 중인 셰청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핵심 사업은 교통 티켓 서비스 판매를 비롯해 숙박예약 대행, 여행휴가 및 비즈니스 여행 프로그램 제공이었다.

이 사업들 만으로 2019년 3분기에는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80% 가까이까지 늘렸다.

6년 만에 기록한 최대 성장률이었다.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다른 곳으로 눈을 크게 돌릴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상황은 급변했다.

2020년도 전체 매출액과 순이익이 최대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을 정도이다.

뭔가 반전을 마련해야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다행히도 반전의 가능성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본격 실시한 온라인 방송을 통한 ‘라이브 커머스’ 제품 판매가 활황세를 띈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량젠장 대표가 직접 방송에까지 출연, 의지를 불태운 것이 주효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올해 이후부터는 핵심 사업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인수,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려는 노력도 꼽아야 할 것 같다.

다행히도 2105년 10월 바이두(百度)의 계열인 취나얼(去哪兒)을 합병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가능하면 글로벌 업체에 눈독을 들이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사전에 한국 기업을 사냥할 것이라는 소문도 없지 않다.

홍콩에 제2의 상장을 계획하는 프로그램 역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만약 성공하면 인수, 합병을 위한 실탄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조기에 실현하려고 하는 역점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셰청의 한 영업점에 찾아와 현장 서비스를 체험하는 고객의 모습. 셰청의 밝은 미래를 암시하는 듯하다.[사진=셰청 홈페이지]

만약 셰청이 계획한대로 모든 것을 다 이룬다면 진짜 익스피디아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으면서 온라인여행업계의 글로벌 세계 최강자로 자리 잡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 변수는 많다.

예상 외로 험난한 앞길이 셰청의 앞길을 가로막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당장만 봐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악영향이 여전할 가능성을 먼저 꼽힌다.

만약 조기 종식의 희망과는 달리 장기화될 경우 모든 계획이 흔들리면서 회사 자체의 존립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거의 자업자득이라고 해도 좋을 전 세계적 반중 정서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갈수록 현실이 돼가고 있는 모습이 셰청의 앞날에 먹구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여기에 미국의 칼끝이 언제 셰청을 향할지도 모르는 현실, 직원들의 잦은 이직 및 보기와는 다르게 워라벨과는 거리가 먼 근무 상황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셰청이 온라인여행업계의 진정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 되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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