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내 범용백신 만들자"...SK바이오·제넥신 등 7개사 임상·연구 본격화

지난 1월 20일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직원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20일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직원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백신접종이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외 제약업체의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와 고령자에게 효능이 있는지 아직도 뚜렷한 해답이 나오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제약업체들도 발빠르게 '숙제 풀기'에 나섰다.

내년 중 각자의 제품을 상용화하기 위해선 사실상 해외제약사가 직면한 문제들을 반면교사 삼아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여러 변수까지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에 국내 기업들이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 국내 제조사, '변수에도 끄떡없는' 백신 만들기 돌입

국산 백신 제조업체들은 현재 비상이 걸린 상태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모두 잡는 일명 '범용 백신'을 1년 이내에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진원생명과학, 제넥신 등 7개사다.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백신은 ▲합성항원 ▲DNA ▲백터 등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뉜다.

특히 제넥신은 변이 바이러스를 타깃 물질에 포함한 DNA 백신 'GX-19N'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러스 변이에도 변하지 않는 DNA 특징을 확보하고, 임상시험을 55세~85세 고령자군으로 확대해 사실상 변수 대응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제넥신은 이르면 3월부터 임상 2a상에 돌입해 연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도 현재 'NBP2001'과 'GBP510' 등 두 가지 후보 물질을 두고 변이와 고령층 효능 등 여러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국산 백신들은 아직 임상 1·2상 단계에 있기 때문에 실제로 국민들에게 투여되기까진 1년 내외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모습. [사진=파리AP/연합뉴스]

◇ 속속 등장한 문제에 난감한 해외제조사...'변수 대응'이 핵심

정부가 확보한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해외사 백신은 그동안 여러 난관에 직면해왔다.

최근 옥스퍼드대학교가 내놓은 연구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 차례 접종했지만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로 생긴 경증·중등증 발현을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모더나·얀센 등도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의료계에선 현재 발견된 영국·브라질·남아공·캘리포니아 외에도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다며 백신 제조사들이 촉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고령자 효능 문제도 아직 풀지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고령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 세계에서 각자 다른 나이 기준으로 접종에 활용되고 있다. 스위스는 승인 자체를 아예 보류했다.

국내도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방역당국은 접종 유효성 내용을 담은 임상정보를 3월 말에 추가로 확보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의료계에선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등 계속해서 변수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외 제조사가 계속해서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완벽하게 종식되지 않고 마치 계절독감처럼 우리 사회에 녹아들 것이란 전망도 우세한 가운데, 이러한 문제점들을 반면교사 삼아 추가적인 개발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의훈련에서 참가자들이 접수를 위해 기다리고
지난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의훈련에서 참가자들이 접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15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의 SK바이오사이언스와 인도의 세룸인스티튜트(SII)가 위탁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긴급 사용목록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SK바이오와 이날 구매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잠시 후 정부를 대표해 질병관리청장이 SK바이오사이언스와 구매계약을 체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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