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국내최대 8200억원 ESG채권" - SK하이닉스 "한달전 1.1조원 그린본드 발행"

LG와 SK 본사 건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LG와 SK 본사 건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미국에서의 '배터리 소송'으로 일합을 겨룬 LG와 SK그룹이 또 다른 신경전을 벌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회사채 발행 규모를 놓고 누가 최대인지를 가리는 다소 유치하다고도 볼수 있는 경쟁이다.

새해부터 기업들 사이에서 ESG 회사채 발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벌써 굵직한 것만 현대제철 5000억원대, 현대자동차 4000억원대, SK하이닉스 1조원대, LG화학이 8000억원대 발행을 발표했다.

◇ LG화학-SK하이닉스 "ESG채권 발행규모 내가 최대"

LG화학은 지난 15일 "ESG 채권 8200억원을 포함해 1조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회사채 발행과 ESG 채권 규모가 역대 최대"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원료 사용 생산 공정 건설, 양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 증설, 백신 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SK그룹은 겉으론 내색하지 않고 있지만 내심은 못마땅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15일 10억 달러(1조1022억원)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채권 규모만 따져보면 분명 SK하이닉스가 LG화학을 앞선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발행한 그린본드는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이기에 국내 발행한 ESG 채권은 LG화학이 역대 최대인 것이 맞기 때문이다.

◇ 'ESG 경영'이 대세...신성장동력은 '친환경'

대기업들이 이처럼 ESG 채권 발행에 대거 나서는 것은 친환경 등 사회적 가치에 기반을 둔 투자가 결국 미래의 성장동력이라는 이유에서다.

ESG 경영은 CSR(기업이 사회적 책임) 경영이나 지속가능경영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투자 등 실제 사업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 글로벌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실제 ESG 평가를 근거로 투자처를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업의 ESG 지표 등 비재무적 요인을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추세인데, 금융위원회도 지난 14일 2030년 ESG 공시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오는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애플과 BMW 등 글로벌 기업들도 부품 공급사에 재생에너지로 만든 부품만 공급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 규제도 갈수록 강력해지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에 재가입하며 친환경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젠 기업 성장을 위해 ESG 경영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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