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투기장' 넘어 글로벌 기관·기업의 '미래 비즈니스'로 자리매김 할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6일 오후 9시 35분(한국시간) 비트코인 개당 가치는 5만347.69달러를 기록하며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5만 선을 뛰어넘었다. 사진은 PC 마더보드에 놓인 비트코인 모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비트코인이 16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5만달러를 돌파했다. 

일각에선 현 상황을 '최악의 투기판'이라 평가하며 곧 거품이 꺼질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마냥 비관적인 전망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투기로 가격 변동성이 유난히 컸던 전례와 달리, 지금은 거대 기업과 기관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미래 가치성을 인정하며 투자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상생활에서 암호화폐 결제가 가능한 날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과 함께 비트코인에 대한 가치를 다시 평가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5만달러' 비트코인...테슬라 받고 모건스탠리 뛰어든다

미국의 가상자산 중계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6일 오후 9시35분(한국시간) 비트코인은 5만347.69달러를 기록하며 설마 했던 5만달러 선을 넘었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올해 들어서만 약 70% 급등한 것이다. 

몇 시간이 지난 17일 오전 6시30분엔 4만8551달러로 하락했지만, 그동안 심리적 저항선이라 여겨졌던 5만달러를 넘어섰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월가의 투자 전문지들은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인베스팅닷컴은 5만선을 뛰어넘은 즉시 "비트코인 가격이 1년 내 두 배인 10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블록체인 솔루션 업체 '넴 벤처스'에서 고문을 지낸 니콜라스 펠레카노도 "1년 내에 10만달러를 돌파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된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 추가 다각화와 현금 수익 극대화를 위한 더 많은 융통성을 제공해줄 투자 정책 업데이트를 했다"며 15억달러(약 1조7천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장밋빛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전세계에서 잔뼈가 굵은 금융기관부터 암호화폐 도입·투자를 예고한 거대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뉴욕멜론은행은 자산관리 고객을 상대로 암호화폐 보유·양도·발행 서비스를 시작하며 관련 사업부까지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신용카드업체 마스터카드도 결제시스템에 암호화폐를 일부 포함할 계획이다. 세계최대 자산관리업체 블랙록도 '투자 적격' 자산 리스트에 비트코인을 올렸다.

이 모든게 지난 8일 테슬라가 비트코인으로 자사의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올린 뒤 일어난 상황이다.

여기에 월가의 대형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가격 오름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가격이 하락한 것도 사실상 5만선 돌파 소식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개미들의 투기' 넘어 '미래 가치' 재평가

비트코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기관·기업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바로 충분한 미래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사업을 확장하겠다 밝힌 페이팔의 댄 슐먼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수년 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디지털 지갑을 보유하게 될 것인지를 감안한다면 중앙은행과 정부의 디지털 화폐를 유통하는 완벽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프레드 캘리 비자(Visa) CEO도 "가상자산은 차세대 지불 방식"이라며 "향후 글로벌 비즈니스에 이러한 결제수단이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격차가 큰 가격 변동성 때문에 '투기자산'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큰 폭의 가격 폭락세를 맛 봤던 지난 2~3년 전의 사례는 비관론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2017년 당시 비트코인은 급등세를 타며 2만달러를 육박했지만, 돌파에 실패한 뒤 폭락하면서 이듬해 80%까지 주저 앉았다.

하지만 당시엔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성 구매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현 상황은 조금 다른 결에서 해석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개인이 단순히 돈을 불리기 위해 투자에 뛰어든 것과 달리, 앞으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업계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를 위협할 것이란 일각의 전망에 미국의 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비트코인이 달러화를 위협할 것 같냐는 질문에 제임스 불러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달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사진=UPI/연합뉴스]

하지만 비트코인이 일상생활 결제수단이 되기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아직까지 비트코인의 '실질적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았고, 때문에 자칫하면 불법적인 용도로 쓰일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가격변동성과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고, 금융당국을 설득하는 것도 문제다.

이에 제임스 불러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6일(현지시간) "먼 미래까지도 '달러 경제'가 계속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오르든 내리든 (달러 경제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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