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공급난 해결책 검토중...해외사 협력·M&A도 추진 가능성
美 시장정보업체 "1분기 車 생산 100만대 지체"...전망치보다 심각

사진은 미국 미시간주의 한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작업을 하는 직원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 미시간주의 한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작업을 하는 직원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반도체 공급난으로 올초 100만대의 자동차들의 생산이 지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강자' 삼성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장정보 업체 IHS마킷은 16일(현지시간) '2021년 차량 반도체 칩 기근 관리'(Managing the automotive chip famine) 보고서를 발간해 이 같은 전망치를 발표했다.

앞서 해당 업체는 지난 3일 67만2000대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 내다봤지만 약 2주 만에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보고서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현재 TSMC, 삼성, 인텔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 문제에 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인수합병·협력 등...삼성은 현재 '전세계 요청' 검토 중

삼성전자가 많은 주요국과 제조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유럽 국가에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참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런 아우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제조업체들이 올해 들어 반도체가 들어가는 차량 생산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IHS마킷은 "주문부터 공급까지 보통 12~16주가 걸리는데, 현재 최소 26주까지 소모되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시스템 공급망이 휘청거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프랑스 재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는 전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반도체를 제조해 공급난 문제를 해결해줄 구원투수로 꼽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런 업계의 요청에 상황을 타개할 여러 로드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수합병(M&A)을 통해 반도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에 러브콜을 보낸 해외사와 협력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네덜란드 NXP, 스위스 STM, 독일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을 인수합병 할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중인 이재용 부회장의 격리가 16일부터 풀려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부회장이 직접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해외 설비투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부회장이 주력하며 적극적으로 관여한 사안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GM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을 호소하며 미국·캐나다·멕시코 일부 공장의 차량생산을 완전히 중단한다. 특히 반도체 품귀현상을 달래기 위해 한국의 부평 2공장의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사진=연합뉴스]

◇ 세금 혜택으로 삼성 마음 잡자...삼성에 동기부여 줘야

다만 삼성전자가 '잘하던 분야'에 대한 시선을 자동차 산업으로 분산시킬 동기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스마트폰용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쪼갤 만큼 차량용 반도체가 매력적인 대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특히나 차량용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현재 10% 정도로 규모가 작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조건이 담보될 필요가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텍사스 주정부 문서를 인용하며 "삼성전자가 오스틴시와 트래비스카운티에 20년 동안 재산세 100% 감면과 고정자산에 대한 50%의 세제 혜택을 요구했다"며 "삼성이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 평택 3라인 착공과 미 오스틴 등에 대규모 투자 결정이 임박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기타 산업에도 발을 넓힐 수 있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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