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주도 포트나이트 '파티로얄'에선 다른 이용자와 함께 콘서트 관람도

존 리치텔로 유니티 CEO. [사진=유니티 제공]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나는 메타버스가 우리 모두에게 살그머니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실시간 3차원(3D)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지난해 말 미국 실리콘밸리의 게임엔진 업체 유니티의 최고경영자(CEO) 존 리치텔로가 한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3D 가상공간를 구현하는 기술력을 가진 게임·IT업계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일반 기업이 손잡고 '메타버스' 영역에 플랫폼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일상생활에 파고들고 있다.

이들은 메타버스가 웹·모바일 플랫폼이 가져온 혁신을 넘어서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inverse)의 합성어로, '3D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아바타 형태의 개인들이 교류하며 생활하는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지난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그린 세상이 메타버스의 사례다.

◇ 기술력 갖춘 게임업계, 메타버스의 핵심 플랫폼으로

먼저 게임이 자연스럽게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의 기반이자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실제로 미국 게임사인 에픽게임즈가 서비스중인 '포트나이트'가 게임을 넘어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포트나이트의 3D 소셜 공간인 '파티로얄'에서는 이용자들이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콘서트를 관람하거나 영화 예고편을 시청하는 등 게임 이외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 4월 포트나이트 콘서트장에서 열린 트래비스 스콧의 공연에는 1230만명이 동시 접속했다. 

방탄소년단(BTS)도 지난해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안무를 이곳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의 16세 미만 청소년들 중 55%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모바일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또한 메타버스를 구축했다.

월 1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로블록스'는 레고 형태의 아바타로 접속해 플랫폼 내의 게임을 즐기거나 다른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다.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 플랫폼과 달리 이용자들은 게임에서만 통용되는 가상화폐 '로벅스'로 경제활동도 할 수 있다.

로블록스가 미국의 10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약 52%는 “현실 친구보다 로블록스 내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답할 만큼 로블록스는 게임 플랫폼을 넘어 하나의 사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네이버제트 제공]

◇ Z세대가 열광하는 '제페토'...싸이월드Z도 메타버스 적용

메타버스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국내 IT기업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개발한 AR 기반 3D 아바타 앱 '제페토'를 론칭하며 메타버스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제페토는 올해 2월 기준 가입자 수가 2억명을 돌파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받고 있다.

이중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이며 10대 이용자 비중이 80%에 달한다.

제페토는 실제와 유사한 환경을 가상세계로 구현해 의사소통은 물론 콘서트 감상, 쇼핑 등 일상적인 활동들을 가상세계에서 즐길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제페토를 활용한 온라인 총회를 개최하는 등 비대면 화상 회의로 이용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또한 일반 가상 콘텐츠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빅히트·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했고,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 사업 다이아티비와 제휴해 콘텐츠 제작 기능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인 구찌와 협업해 패션·쇼핑 관련 콘텐츠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지난 2일 부활을 선언한 싸이월드도 메타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싸이월드가 기존 IP 등을 활용해 가상 현실에 익숙한 Z세대뿐만 아니라 기존 세대까지 끌어당길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오종원 싸이월드Z 대표는 "우리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메타버스의 시조라고 본다"며 "지금은 모바일 시대이기에 기존 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아바타 등 모바일 버전에 어울리는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했다.

싸이월드는 3월 첫째주 서비스를 재개하고 6월쯤 모바일 버전을 출시한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