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옐런 발언에 폭등-폭락 반복...눈 깜짝할새 일어난 변동성에 '투기자산' 경고

컴퓨터 마더보드 위에 놓인 비트코인 모형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가상화폐 전문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2일(현지시간) 4만7700달러까지 급락했다. 전날 동시간 5만8000달러로 고점을 높인 이후 일론 머스크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이 쏟아지자 큰 변동성을 보였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전세계 유명인들의 '말말말'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각자 비트코인에 대한 이론을 펼치면서 가격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는 일은 일상이 되었다.

최근 머스크와 옐런이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에 경고 메세지를 날리자, 마치 이를 기다렸듯 비트코인 가격은 4만7700달러까지 급락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때문에 비트코인이 일상생활 전반에 쓰일 안정자산으로 자리 잡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이처럼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 된다면 사실상 '투기자산'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 "비트코인 좋다" vs "투기성 자산"...갈대같은 투자자 마음 흔들었다

가상화폐 '온탕'을 주장하는 머스크와, '냉탕'을 강조하는 옐런 장관의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마음이 뒤집힌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먼저 머스크는 지난달 오디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에 나와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라며 "비트코인을 지금 시점에서 봤을 때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발언이 있은 이후 지난 1월 30일 비트코인 1개 값은 약 13.7%, 이더리움 가격은 약 17%까지 급등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을 투자했고, 자사가 생산하는 모델Y와 같은 전기차를 화폐 대신 비트코인을 받고 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런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9일 오전 8시28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7.27% 오른 4917만1000원에 거래됐다. 이런 기세에 심리적 경계선이었던 5만달러 선도 뚫게 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파파 머스크'란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머스크의 질주에도 옐런 장관은 가상화폐 강경론을 고집하며 투자자들에게 '정신 차리라'는 메세지를 전했다.

지난달 19일 옐런 장관은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많은 가상화폐가 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사용을 축소시키고 돈세탁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모든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러한 발언이 있은 이후 22일(한국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6% 하락해 4만9651달러에 거래됐다.

옐런 장관은 1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투자자들을 보호하려면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가 주최한 '딜북 콘퍼런스'에선 "비트코인이 거래 매커니즘으로 널리 쓰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머스크도 갑자기 옐런의 의견에 동의하는 포지션을 취했다. 최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이러한 창과 방패의 싸움에 비트코인 폭락세는 시작된 모양새다.

23일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0분 비트코인은 전날 종가보다 4.31% 내린 개당 626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0시 16분에는 7%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5만달러 선에서 소폭 내려앉기도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이 종종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는 점이 걱정된다"면서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그 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때문에 일각에선 아직까지 비트코인이 안정 자산으로 자리잡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하고 있다.

뉴욕멜론은행,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글로벌 거대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속속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일상생활에서 비트코인이 쓰이기까지 '변동성'이란 위험요소가 해결되지 않았다.

여기에 가상화폐의 가치가 이러한 '말말말'에 쉽게 좌지우지 된다면 사실상 변동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은 영향력이 큰 정도가 아니라 시장을 움직인다"며 "그의 트윗이 장난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이에 따라서 행동한다"고 밝혔다.

네일 윌슨 마켓닷컴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규 투자자들은 큰 변동성과 급격한 가격 하락 및 상승을 준비해야 한다"며 최근 쏟아진 발언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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