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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03-04 17:37 (목)
"제철소는 석탄먹는 하마"...철강사들 '오명' 벗기 안간힘
"제철소는 석탄먹는 하마"...철강사들 '오명' 벗기 안간힘
  • 김보민 기자
  • 승인 2021.02.24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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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수소·LNG 사업으로 '탄소 중립' 앞당기겠다"
"지금 이대로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공격적인 투자로 설비 등 개선 필요
포스코는 지난달 26일 먼지 저감을 위해 밀폐형 원료 처리 시스템 '사일로(Silo)'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사일로는 밀폐형 원료저장설비로, 바람에 의한 원료 비산을 방지한다. 석탄, 석회석 등 원료를 밀폐된 옥내에 보관해 원료 가루가 날리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사진=포스코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친환경 사업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현대차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제철을 포함한 국내 철강기업들도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확대해 친환경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이 일제히 친환경 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환경파괴 주범'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전세계에서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철강업도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면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기후악당' 철강업...건물·철도·도로 만들며 탄소 뿜어냈다

이전에 철강업은 산업화 시대의 주역으로 박수를 받았지만, 최근엔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해 역대급 탄소를 뿜어낸 장본인으로 비판 받고 있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철강업은 (여전히) 석탄을 많이 잡아먹는 업종"이라며 "제철법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이상 석탄은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테크미디어 와이어드에 따르면 철강업체들은 다리·건물·철도·도로에 사용될 20억 톤 가량의 강철을 생산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석탄을 소비하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철강 중 약 70%는 석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 연간 탄소배출량 중 8%가 이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도 보고서를 통해 "현재 철강산업은 3대 이산화탄소 배출원 중 하나다"라며 "2018년 기준 강철 1톤이 생산될 때 1.85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전세계에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탄소중립에 미지근한 철강 업체들을 향한 비판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바이든 미 행정부가 2050년까지 완전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전세계에서 '탄소국경세(탄소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나 기업에 관세를 부과해 환경파괴에 대한 전 지구적인 책임이 필요하단 것이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악당'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내부에서 작업에 한창인 직원들의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 ESG 실천하는 국내 철강기업...'포스코'가 앞장

국내 철강사들도 이런 문제를 마냥 외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환경파괴 주범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야만 ESG를 강조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들과의 교류도 원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경영에 두 팔을 걷어붙인 대표적인 국내 기업은 포스코다.

지난 16일 포스코는 현대차와 함께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수소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동차 강판 등 현대차가 사용하는 철강재를 생산하는 공정에서 탄소배출을 제거해 '탄소중립'을 앞당겨 실현시키겠는 포부도 드러냈다.

앞으로 포스코는 차체·섀시용 고장력 강판, 배터리팩 전용 강재,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등 친환경 브랜드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앞서 포스코는 ESG 위원회를 출범시켜 앞으로 환경 보호에 대한 자사의 사업을 활발히 구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런 업계 분위기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인기도 올해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말 LNG 연료를 사용한 대형 벌크선에 후판 전량과 극저온 연료탱크용 '9% 니켈강'을 공급하며 LNG선 추진선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9% 니켈강'은 LNG저장탱크를 제작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강재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12월 '9% 니켈 후판' 개발을 완료해 관련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 니켈후판은 영하 196도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충격에 대한 내성이 뛰어나고 용접성능이 우수한 강재로 꼽힌다. 

동국제강도 친환경 행보의 일환으로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 설비 투자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말 포항공장 형강생산라인의 가열로에 SCR 설비 1기를, 부산공장의 용융아연도금(CGL) 생산라인에 4기의 SCR 설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16일 포항 포스코에서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부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 [사진=포스코 제공]

한편, 일각에선 해외 철강업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국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철강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선 단편적인 사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으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특히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스웨덴이 거론되고 있다.

스웨덴 특수강 회사 오바코는 지난해 4월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에 성공했다. 쇠술을 굳힌 철강 반제품(슬래브)을 가열하는 작업에 쓰이던 LPG(액화석유가스) 대신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향후 주요 제철소에 수소 기반 친환경 용광로를 구축해 연 2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출범한 지 일년 채 되지 않은 스웨덴 철강업체 'H2 그린스틸'은 수력 및 풍력 형태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화석연료를 100% 줄일 수 있는 사업안을 지난 23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 보덴의 클라이스 노르드막(Claes Nordmark) 시장은 "이제 우리는 녹색 산업 혁명의 다음 단계를 향한 로드맵을 보여줄 것"이라며 "철강 산업의 급격한 변화는 (지속가능한 환경 보호를 위해) 매우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