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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04-21 18:04 (수)
[행동경제학으로 보는 세상㉙]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심화되고 있는 '행위 중독'
[행동경제학으로 보는 세상㉙]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심화되고 있는 '행위 중독'
  • 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 승인 2021.03.05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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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이전에 중독에 관련하여 한번 다룬 적이 있다.

그때는 로버트 실러 교수의 ‘피싱의 경제학 (한국어판 제목)’을 소개하면서 담배, 알코올 등 중독에 대해서도 피싱을 하고 있으니 걸려들지 말아야 할 방법을 찾자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오늘은 중독 관련하여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또 하나의 주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행위 중독이다.

중독이란 단어의 개념에 대해서 학술적으로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 정의하는 중독은 유해물질에 의한 신체 증상인 중독(intoxication, 약물중독)과 알코올, 마약과 같은 약물 남용에 의한 정신적인 중독이 주로 문제되는 중독(addiction, 의존증)을 동시에 일컫는다.

의학적인 정의로는 알코올, 카페인, 필로폰 등의 각종 마약의 남용과 그에 따른 신경학적 변화로 유발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따라서, 기존에는 신체에 물질이 들어가야지만 일어나는 상태를 의미했다면, 지금은 그런 물질에 대해 정신적으로 의존하는 것까지 의미를 확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중독의 개념은 최근 들어서 ‘행위 중독’까지 확장되었는데 우리가 흔히 쓰는 쇼핑 중독, 음식 중독, 컴퓨터 중독 등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겠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도박과 같은 행위 중독이 헤로인을 투입한 마약 중독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설을 깨뜨리고 뇌의 동일한 보상 중추를 활성화시킨다(많이 들어 본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강렬한 쾌감을 일으킨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즉 어떤 행위에 대해 보상을 받게 된다는 조건 하에서는 뇌는 그러한 행위를 마약과 다름없이 취급한다는 얘기이다.

단, 규모와 강도는 마약류가 훨씬 더 셀 뿐이다.

행위 중독과 관련해서 최근 나의 흥미를 끌어당긴 책은 애덤 알터 교수의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원제: Irresistible, 부제: The Rise of Addictive Technology and the Business of Keeping Us Hooked)이다.

부제에서 보다시피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주로 태블릿 PC, 스마트폰을 의미)로 인한 행위 중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저자가 말한 행위 중독의 원인을 심리학적 실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우선 행위 중독을 하게 되는 가장 첫 번째 원인은 목표 (Goals) 중독이다.

사람은 목표가 지닌 막강한 힘 때문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해 놓으면 달성하기 위해 온갖 힘을 쏟게 된다.

특히 최근은 전례없는 목표 지향성 문화의 시대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 위험하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1900년에는 목표 추구, 완벽주의 같은 단어가 책 1000권 당 1권 정도에서 쓰였는데, 오늘날에는 20권당 1권 꼴로 쓰인다고 한다.

목표 지상주의 시대에서는 누구나 목표를 달성하라고 부추키고,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쉬지않고 노력해야 하는 강박관념을 지니게 된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면 또 새로운 목표를 찾아 헤매이게 된다.

이렇듯, 목표에 대한 중독이 행위 중독의 첫 번째 요소이다.

두 번째 중독의 요소는 피드백의 중독이다.

1971년 질러라는 교수는 비둘기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버튼을 부리로 쪼을 때마다 먹이가 쏟아지는 상황과 버튼을 부리로 쪼을 때마다 불규칙하게 -즉 어떤 때는 주고 어떤 때는 안주고 혹은 많이 주거나 적게 주는 등– 했을 상황을 비교했더니 예상과는 다르게 불규칙하게 줄 때 쪼는 횟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는 것을 알았다.

마치 인간이 도박의 불확실성에 이끌리듯이 말이다.

페이스북은 그 후로 4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후에 ’좋아요‘라는 버튼을 실험해보고 이를 반영했다.

마치 비둘기처럼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페이스북에 올려 놓고 ’좋아요‘가 달리기만을 갈구하게 되었다.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작성하는 사람들은 ’좋아요‘라는 코카인에 중독되어서 달리지 않으면 금단현상을 보이며 무엇인가 더 자극적인 게시물을 올리는 바로 그 모습은 부리로 버튼을 쪼아대는 1971년의 비둘기와 다르지 않다.

세 번째 중독의 요소는 향상 (progress) 중독이다.

여기에서 첫 번째 사례로는 경매 게임을 예로 드는데, 경매에서는 행동경제학에서 많이 거론되는 현상 중 하나인 손실 회피 현상이 뚜렷하게 보인다.

같은 양을 얻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패배의 아픔을 훨씬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최저가부터 돈을 올려가면서 하는 경매에서는 보통 원래 가격에 비슷하거나 더 넘는 가격으로 낙찰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뿐만 아니라 보통의 스포츠나 게임에서 초반 운이 좋아서 성공하는 쾌락은 중독성이 강해 그 이후 해당 게임이나 스포츠에 강박적으로 매달려 초기보다 보다 나은 성공을 거두고자 노력한다.

즉, 초창기 작은 운으로 시작해 조금씩 성공하고자 하는 그러한 중독이다. 이는 목표 중독과 유사하다고 보여진다.

네 번째 중독을 일으키는 요소는 단계적 확대 (Escalation)이다.

국내 번역서에는 난이도 중독으로 되어 있는데 단어 그 자체에서 주는 느낌처럼 한단한단계 난이도를 거듭해 올려가며 도전하게끔 만드는 데서 나오는 중독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테트리스와 같은 게임이 있으며 이는 게임 디자이너들의 많이 노력하는 중독인데 게이머들이 ’아주 안타깝고 아깝게 단계에서 실패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지만 중독이 된다.

이 네 번째 중독요소는 앞서 말한 첫 번째 ’목표 달성‘과 세 번째인 ’향상 중독‘의 보다 구체적인 버전이 아닐까 싶다

다섯 번째는 서스펜스 드라마 같은 ’클리프행어‘ 중독이다.

클리프행어는 결말을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 용어로 종결을 도저히 알 수 없도록 만드는 다양한 체험, 상상도 할 수 없는 열린 결말 등을 예로 들면 쉽다.

쇼핑에서도 마찬가지다.

쇼핑 결과에 따라 어떤 보상을 받을지 예상 못할 때 실험 참가자들은 훨씬 더 강한 쾌락을 느끼기도 하고, 실제 이러한 클리프 행어 상황에서의 쇼핑은 놀라운 정도로 중독성 간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 ’길트‘에서 성공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예고 없는 할인 때문에 회원들은 끊임없이 화면을 ’새로고침‘하게 되고 이른 바 길트 중독자를 양산하게 되었다.

넷플릭스 또한 몰아보기 서비스로 클리프행어 상태를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넷플릭스 중독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적 관계 (Social Interaction)이다.

이름에서 바로 알아차릴 수 있듯이 사회적 관계로부터 나오는 중독현상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인스타그램 등에서 느낄 수가 있는데 단적으로 자신이 무언가를 보는 시각, 무언가에 대한 느낌과 생각 등이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 똑같다는 사실을 느끼면 소속감을 느낀다.

이런 사회적 소속감은 오래가지 않으므로 끊임없이 환기시켜야 하며 거듭 승인 받아야 한다. 앞서 말한 두 번째의 피드백 효과와도 관련 있다고 보여진다.

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앞서 말한 여섯가지의 중독요인들이 행위중독의 자양분이 된다.

이런 것들이 가능하게 만든 기본적인 변화는 앞서 말한 것처럼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대변되는 기술의 발전이다.

책에서 말한 신경과학자 앤디 도언 박사의 말이 이 책의 중독에 관한 내용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중독성 있는 게임은 세 가지 결정적인 요소가 있다. 첫째는 몰입 즉, 게임 속에 존재한다는 느낌, 둘째는 성취감, 성취감은 뭔가를 해냈다는 느낌, 셋째는 사회적 요소이다.”

이 문장이야말로 앞서 말한 여섯가지 중독의 요인들을 잘 대변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