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료 혼합형 아이템은 공개 안하나" 의문 제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올해로 18주년을 맞이한 넥슨의 대표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촉발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게임업계의 화두에 오른 가운데 넥슨이 자사 게임내 모든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확률형 아이템을 놓고 유저들과 정치권의 비판을 연이어 받고 있는 상황에서 넥슨이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한 셈이다. 

하지만 이용자(유저)들은 이런 넥슨의 해명에 책임 회피성 내용이 많다고 지적한다. 

◇ 게임 내 '유료' 아이템 확률 공개...나머지는?

5일 넥슨이 발표한 설명문에 따르면 넥슨은 기존에 공개하고 있었던 '유료 확률형 아이템' 정보에 더해 '유료 강화' 확률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문제는 넥슨이 유료 아이템·서비스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업계의 자율규제에 따라 스스로 확률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유료로 구매한 '확률형 아이템'의 뽑기 확률에만 해당한다.

예컨대 유료와 무료가 교묘하게 섞인 유무료 혼합형 아이템은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다는 이야기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을 대표하는 '총대진'은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유료 확률형 아이템에 해당하는 것은 '큐브' 뿐이다"며 "최근 논란이 된 '환생의 불꽃'과 유료아이템인 '골드애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강화아이템 등은 유료 아이템이 아닌 유무료 혼합형 아이템으로 구분돼 있다"고 설명했다.

총대진 측은 "유무료 혼합 아이템으로 지정된 대다수의 아이템들에 관한 확률이 이날 공개하기로 한 확률에 포함될지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며 "넥슨 측에 추가의견을 전달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 유저들도 혼란스러운 무작위·랜덤·임의 피한다...책임 회피성 발언

넥슨이 또한 유저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무작위', '랜덤' 등의 용어의 사용도 피하겠다고 밝혔다.

넥슨은 "그동안 무작위, 랜덤, 임의라는 표현에 대해 유저는 물론 저희 회사에서도 혼용해서 사용됐다"며 "확률 관련 용어를 사용할 경우 연관된 확률표 등을 추가 제공해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넥슨의 이러한 설명에 대해 이용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회피성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8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이 확률과 관련된 용어를 이용, 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태료 및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넥슨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FPS게임 '서든어택'과 관련해 공정위는 "넥슨은 퍼즐 조각별 획득 확률이 다르고 일부 퍼즐 획득 확률이 매우 낮게 설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랜덤으로 지급된다고 표시했다"며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소비자는 '랜덤지급'이라는 광고를 보고 각 조각의 획득확률이 같거나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며 "이는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허위·기만적으로 제공하여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넥슨이 확률 용어와 관련해 최근 시정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날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것은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총대진은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에 앞서 유저들에게 관련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총대진 측은 "보여주는 만큼 유저의 신뢰는 만들어질 가능성이 생긴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가 무엇인지 반문했다.

한편, 넥슨은 확률 추가 공개를 이날 중으로 메이플스토리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이날 사내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를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대원칙이 녹아 들어가는 작업을 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들이 더 편하게 정보에 접근하도록 한다는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