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북미 '셰일 오일' 사업 매각, LG도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산업 확장 투자
ESG 외면하면 '기업 경쟁력 저하'는 당연한 수순...해외기업 사례 반면교사 삼아야

미국 오클라호마 그랜트 가필드 카운티 광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펌핑유닛.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기업들이 사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전세계가 주력하는 환경 보호 기조에 따라 탈탄소 목표를 현실화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면서, 특히 적자가 큰 사업을 매각해 투자 재원을 만들고 있다.

국제 사회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을 시행하는 기업의 가치 평가를 높게 하면서, 적극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시장에서 경쟁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 전성기 꺾인 '적자 사업' 정리...친환경 투자에 주력

최근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적자 사업을 정리한 기업은 SK그룹이다.

7일 SK이노베이션은 자사의 북미 지역 셰일 오일 광구 지분과 제반 설비를 전면 매각한다고 밝혔다.

SK이노 측은 자회사인 SK플리머스와 SK네마하가 보유한 사업권 및 자산을 미국 벤치마크에너지에 매각할 계획이다.

양사는 올해 1월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중으로 모든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 매각 대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셰일 오일은 생산·유통 등 운영과정 전반에 탄소중립 흐름과는 다소 대비되는 요소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SK의 북미 셰일 사업은 연달아 적자를 냈던 장본인으로 지적 받아 왔다.

SK 관계자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탈탄소 목표달성 계획의 일환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자를 내는 일부 사업을 정리해 자사의 친환경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는 오는 2030년까지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제로(0)’로 만드는 ‘그린밸런스 2030’을 추진하고 있다.

LG그룹도 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이를 ESG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눈에 띄게 체질 개선에 나선 곳은 LG전자다. 회사는 연달아 적자를 기록한 자사의 스마트폰(MC) 사업부의 전면 철수를 검토하면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확장할 계획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연달아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부가 매각된다면, 해당 사업부에 몰려 있던 일부 자금이 친환경 사업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2030년까지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2017년보다 50%로 줄이는 ‘탄소중립 2030(Zero Carbon 2030)’을 꾀하면서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일례로 LG전자는 자사가 짓는 주요 건물에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적용하는 사업을 확대해 나가면서 에너지 계측과 관리 및 운영 등을 고도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사가 시공한 충북 오송의 풀무원기술원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설치확인’ 1등급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담당 직원이 풀무원기술원의 에너지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8일 LG전자는 자사가 시공한 충북 오송의 풀무원기술원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설치확인’ 1등급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풀무원기술원의 에너지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담당 직원의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 환경보호 없인 도태된다...'구체적인 ESG 전략'이 필요한 때

국내 기업들의 발 빠른 대처는 전세계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글로벌 업계에서 특정 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ESG’ 지표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증권이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ESG 등급이 높을수록 기업의 수익성 지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ESG 등급이 낮으면 적자 기업인 경우가 많았다. 환경 부문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협력 업체와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환경 문제를 외면해 글로벌 시장에서 비판받고 있는 일부 업체들을 반면교사 삼아 보다 더 구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례로 글로벌 정유사 로열더치셸은 지난해 주가가 각각 45% 하락하는 등 석유가 ‘탄소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지만, 구체적인 환경 대응 전략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셸은 화석연료가 중요한 수입원이기 때문에 당장 기업 내 체질 개선을 도모하기엔 어려움이 있으나, 추후 생산을 크게 줄여 나갈 것이라는 모호한 계획만 내놓은 상태다.

영국의 BBC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를 인용해 "셸이 망상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추상적인 환경 보호 대책을 내놓고 있는 국제 기업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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