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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04-22 08:53 (목)
트럼프와는 불발, 바이든과는 속전속결...방위비협상, 무엇이 달라졌길래
트럼프와는 불발, 바이든과는 속전속결...방위비협상, 무엇이 달라졌길래
  • 김보민 기자
  • 승인 2021.03.08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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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배제한 대북정책으로 '업적' 강조...바이든은 '보텀업' 방식으로 동맹관계 주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을 두고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사진=AP,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한국과 미국이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끝에 드디어 합의에 이르렀다. 첫 협상을 논의한 지 약 2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 46일만에 이뤄진 쾌거다.

외교부는 “한미가 합의에 이르렀다”는 원칙적인 결과를 내놓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두고 이전 행정부와는 사뭇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트럼트 전 대통령은 북한을 도구 삼아 자신의 업적을 키우려고 한 반면, 바이든은 북한을 상대로 '일대일 전략'을 없애고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 "5배 인상해야"...트럼프 고집 사라지니 46일만에 '속전속결'

8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부의 방위비 협상은 몇 년 만에 극적인 합의점을 찾아냈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19년 9월 24일 서울에서 제11차 SMA 협정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당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에 막대한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며 기존 방위비 보다 5배 가량 인상된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을 요구했다.

한미는 지난해 3월에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대면 회의를 통해 2020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분담금(1조389억원)에서 약 13% 가량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이 또한 트럼프의 승인을 받지 못해 불발됐다.

트럼프는 이후 계속해서 분담금 액수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데 주력했다.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이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논리를 앞세워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 이로 인해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일시적으로 일부 노동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편 이렇게 방위비 분담금을 두고 강경한 입장을 내세웠던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난 이후 한미가 어떤 ‘원칙적 합의’에 이른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미 국무부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의미있는 증액’이라고 평가한 만큼, 한국이 그동안 주장해온 13% 증액 수준에서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7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결과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미국의 도나 웰튼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 [사진=연합뉴스]
외교부는 7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결과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미국의 도나 웰튼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 [사진=연합뉴스]

◇ 트럼프와 바이든의 다른 점, '한미동맹'에 대한 생각

때문에 일각에선 미국의 향후 대북 정책이 전 행정부와는 다른 판도로 흘러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앞세우며 사실상 자신의 업적을 세우는 데 주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과의 관계를 탄탄하게 만들어 ‘동맹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는 임기 내내 ‘북핵 무력화’, ‘북미 정상회담’ 등의 키워드를 앞세우며 한국 없이도 미국 혼자 대북 성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대북 정책을 통해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고맙다(Thank You)"라는 트위터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때문에 북미 협상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일은 허다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미국이 북핵 논의에 아예 한국을 배제했다며 ‘문재인 운전자론’, ‘조수석론’ 등의 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의 생각은 다르다.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로드맵에 북한이 취할 역할은 크지 않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우호국인 한국과의 동맹관계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동맹 재건을 외교 목표로 세운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 직후 한국에 “동맹을 갈취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사실상 트럼프와 차별화된 외교 정책을 펼치겠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보텀업(bottom up)’ 전략을 꾀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톱다운(top down) 방식을 취한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동맹국가와의 외교·안보 관계를 탄탄히 만들어 자신의 정책을 추진하는 데 모두가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대다수의 시장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미국의 친구' 역할을 취한 한국과의 동맹은 우선시되고 있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지침서에서도 ‘북한’이란 단어를 단 두 번 정도만 언급하면서 “우리 외교관들이 한국, 일본과 어꺠를 나란히 하고 서서, 증강 중인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야기하는 위협을 감소시키도록 힘을 실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 눈이 소복하게 쌓인 사진은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방위금협정 타결이 한국 정부가 원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해서 안심할 순 없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금액적인 부담을 덜어주면서 보다 적극적인 한국의 역할을 강조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이번 SMA 협상 소식을 전하면서 양국이 외교 정책에 “새로운 초점(fresh focus)”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의 관계가 오히려 예측 불가능해졌다는 점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