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스마트폰 핵심부품 'AP' 물량 못 채워...자동차 이어 휴대폰 업계도 차질
"반도체를 다 쓸 수 없더라도 일단 사놓고 보는 추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차량용 반도체에 불거졌던 공급 대란이 스마트폰 시장에도 번졌다. 글로벌 반도체업체 퀄컴까지도 삼성전자에게 칩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퀄컴이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에 사용되는 프로세서 칩에 대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공급난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제품은 스마트폰의 ‘심장’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 관계자는 특히 삼성의 중저가 모델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은 현재 갤럭시A 시리즈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750G’ 등을 사용하고 있다. 

여파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퀄컴의 AP 경쟁력이 전세계 1위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2020년 AP시장 현황'에 따르면 퀄컴의 AP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1%로 글로벌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스마트폰 생산에 영향을 받은 건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다.

퀄컴의 주요 고객사인 중국 샤오미는 재고가 바닥난 모델을 단종 시켰다. 이에 지난달 루웨이빙 부사장은 자신의 웨이보에 "그냥 단순 부족이 아니라 극도의 부족 상태"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고객사인 애플도 올 상반기 생산량을 25% 줄여 7500만대만 만들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올해 출시할 아이폰13 시리즈에 퀄컴의 스냅드래곤X60 등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급난 사태는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퀄컴의 차세대 AP 반도체 스냅드래곤 888. [사진=퀄컴 제공]

역설적으로 삼성의 미국 공장이 멈추면서 퀄컴의 칩 생산이 지연되는 일도 발생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공급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새로 주력하고 있는 반도체 ‘스냅드래곤888’이 공급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냅드래곤888의 핵심 부품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신형 5나노미터 반도체다. 매체는 약 3주간 멈춰 있는 삼성의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의 타격이 번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일각에선 스마트폰 반도체의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애플리케이션 및 반도체 기업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가 생산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반도체 가격은 2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14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은) 당장 반도체를 다 쓸 수 없더라도 일단 사놓고 보는 추세"라며 "모두가 미친 듯이 주문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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