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한국 인터넷 상거래 시장 증가 속도 빨라"
AI 기술과 자체 배송시스템으로 경쟁력↑...티몬·11번가 등도 상장 가속화할 듯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차량. [사진=마켓컬리/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쿠팡이 쏘아 올린 ‘뉴욕증시 상장’에 또 다른 국내 기업이 출사표를 던졌다. 바로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해주며 성공 신화를 쓴 '마켓컬리'다.

업계에선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 증시에 도전할 수 있는 이유로 '커지는 한국 시장'을 꼽았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소비자들의 온라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재평가되고 있단 것이다.

◇ '기업가치 1조원' 마켓컬리, 연말까지 상장 검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쿠팡에 이어 또 다른 한국의 배달업체가 미국 기업공개(IPO) 열풍에 도전했다”며 "쿠팡의 경쟁업체 마켓컬리가 연내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소피 김(한국명 김슬아·37) 대표가 올해 연말까지 뉴욕증시 상장을 할 수 있도록 다수의 금융기관들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마켓컬리의 기업가치가 8억8000만달러(약 1조원)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마켓컬리 측은 “아직 미국과 한국 시장 중 어디에 상장을 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WSJ는 마켓컬리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앞으로도 식품 분야에만 주력해, 쿠팡과 다른 노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판매 제품 중 애완용품용 간식까지 직접 맛볼 정도로 식품 사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년 간 그는 3만5000여개의 식품을 모두 직접 검증했고, 그중 1만5000여개를 심사에서 통과시켰다.

소피 김(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연합뉴스]

◇ AI 접목·자체 배송...무섭게 치고 올라온 한국판 이커머스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까지 모두 미국 증시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한국이 온라인 쇼핑 선도국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유로모니터는 세계 5대 전자상거래 시장 중 한국이 올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해 1160억달러(1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업계의 강자인 미국과 영국, 중국 및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로모니터는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코로나19에 힘 입어 지난해부터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2020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전년 대비 26% 가량 커졌다.

이렇게 한국 전자상거래의 몸집이 커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WSJ에 따르면 쿠팡은 AI 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배송 경로를 배정하고 있다. 배송 트럭에 택배 상자를 어디에 배치할 지도 AI가 알려준다.

마켓컬리도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어부들의 일일 어획량을 예측하고,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신선한 해산물 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체 배송 체계도 강점으로 꼽혔다. 주문부터 배송까지 모두 한 회사가 관리하는 일종의 '사내 물류 생태계'를 만들었단 것이다.

반면 대다수의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제3자에게 택배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일례로 아마존은 배송 업무를를 운송업체 UPS(United Parcel Service) 등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쿠팡의 배송 차량. [사진=연합뉴스]

한편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까지 미 증시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속속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티몬은 이미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IPO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상장 절차에 돌입했고, 전인천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에 나섰다.

11번가의 상장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모기업 SK텔레콤은 2018년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홀에서 '5년 내 상장'을 언급한 것을 고려할 때 늦어도 2023년까지 상장을 가능케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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