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연계율 50%…사회·과학탐구 구분없이 2과목 선택
코로나19에도 수능 일정 변경 없어...11월 18일 예정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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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올해 11월 18일로 예정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 시험으로 치러진다.

이번 수능부터 수학과 사회·과학 탐구 영역에서 계열구분이 사라지고 국어, 수학 영역에도 선택 과목이 도입된다.

또 EBS 연계 비율은 출제 문항을 다양화하기 위해 50%까지 낮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16일 발표했다.

이번 수능 개편은 문과와 이과를 통합해 가르치자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따라 이뤄졌다. 

◇ 문·이과 통합이지만 사실상 구분된 수능

올해 수능부터는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에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가 도입됨에 따라 수험생들은 문·이과 계열 구분과 상관없이 시험을 치룰 수 있다.

국어는 공통과목으로 '독서, 문학'을 응시한 후 선택과목으로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수학에서도 가형(자연계)·나형(인문계)의 구분이 사라진다.

수학Ⅰ, 수학Ⅱ를 공통 문항으로 풀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사회·과학 탐구영역도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17개 과목 가운데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해 문제를 풀면 된다.

과목 수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등 사회 과목 9개와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Ⅱ 등 과학 과목 8개 총 17개로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올해부터는 이과도 사회를, 문과도 과학을 선택해 시험을 치룰 수 있다.

직업 탐구영역 또한 공통과목인 '전문공통과목'(성공적인 직업생활)과 계열별 선택과목 1개 또는 선택과목만 1개를 선택해 시험을 치르면 된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올해 수능이 형식상 문·이과 통합을 표방하지만 상위권 대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겐 실질적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상위권 주요 대학들이 2022학년도 대입전형에서 학과별로 응시과목을 제한하면서 사실상 문·이과를 구분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등 56개 대학은 자연계열 학과에 미적분, 기하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마찬가지로 탐구영역에서도 과학탐구을 지정한 대학이 62개교로 집계됐다.

즉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은 상위 대학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주요대학 자연계열에서 사실상 미적분, 기하 과목을 선택해야 하고, 과학탐구를 반드시 응시해야 하는 규정"이라며 "문·이과 통합은 형식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엄연히 구분되는 수능"이라고 지적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오전 부산광역시 경남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입실 전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오전 부산광역시 경남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입실 전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 제2외국어·한문에 절대평가 도입...EBS연계율은 70%에서 50%로

제2외국어와 한문은 현재 영어와 한국사 영역과 같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된다. 

평가원에 따르면 등급간 간격은 원점수 기준 5점으로 총 9개 등급으로 나뉜다.

또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 영역을 응시하지 않으면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된다.

아울러 전년도까지 하나의 답안지만 지급됐던 한국사 탐구영역은 올해부터 한국사와 탐구영역 답안지를 분리해 별도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EBS 수능 교재, 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율은 기존 70%에서 50%로 축소한다.

특히 영어의 경우 EBS 교재의 답안지에 실린 우리말 해석만 외워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이른바 '답지 외우기'를 막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에 올해 수능부터는 영어 영역의 연계 문항을 모두 간접연계 방식으로 전환한다.

예컨대 EBS 교재에 나와 있는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지 않고 취지와 내용이 유사한 지문이나 문제로 변형해 출제하겠다는 뜻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EBS 교재를 암기하면 풀 수 있는 방식으로 수능이 출제된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 EBS 연계율을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올해 수능 연기 없다...11월 18일 예정" 

교육부는 올해 수능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관계없이 11월 18일 치르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방역을 철저히 해서 수능 일정을 준수한다는 기본 원칙에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교육당국은 시험실 당 수험생 수를 24명 이하로 운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해 마련한 수능 방역 지침을 수정·보완해 별도로 발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학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고3 수험생들을 배려해 수능을 쉽게 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6월·9월 모의평가를 거쳐 작년과 유사하게 적정한 난이도를 계속해서 유지할 계획"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올해 수능 난이도를 가르는 평가원 모의고사는 6월 3일, 9월 1일 실시될 예정이다.

수능 응시원서 접수는 시험지구별로 8월 19일부터 9월 3일까지다.

졸업 예정자는 재학 중인 고등학교, 졸업자는 출신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현재 주소지 관할 시·도 교육감이 지정하는 장소에 응시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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