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 인선 지연과 대북정책 확정되기 전 우리 정부 적극 개입해야"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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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주형 국제관계전문가】 13일(현지시간) CNN·로이터 등 외신은 미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 미측이 지난 2월 중순 이후 유엔 북한 대표부 등 여러 채널로 북한과 대화 시도했지만 답변이 없다고 전했다.

그리고 15일 백악관은 이 보도가 사실임을 인정했다.

과거 북한은 오바마·트럼프 등 미 대통령 취임 첫해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으로 도발해왔기에, 이러한 미측 접근은 도발자제 등 긴장고조 위험을 줄이고 대북정책에 앞서 북한 입장을 검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실상 북미간 공식대화는 500일 넘게 중단 중이다.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회담, 6월 DMZ 북미회동 그리고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을 마지막으로 북미협상의 시계는 멈춰있다.

2019년 연말부터 코로나19, 트럼프 탄핵정국, 미국대선 등 여러 사태로 인해 북미간 대화의 기회도, 공간도 없었기 때문이라 설명할 수 있지만, 북미접촉이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다.

2020년 3월과 10월 2차례 평양 워싱턴간 친서는 협상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

물론 북한은 무력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북한은 2020.10월 당창건 기념 열병식을 진행했고, 이어 3개월만에 열린 열병식에서 신형 SLBM도 공개했다.

최근 미국 대북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영변 핵시설 활동징후까지 포착했다.

올해초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노동당대회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김정은 총비서의 주 관심사는 경제 재건이기에 직접적인 북미소통은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중 수입은 80.9%, 대중 수출은 77.7%이 감소한 상황에 자력갱생의 폐쇄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노동당대회에 이어 열린 노동당전원회의, 시군당책임비서강습회에서 5개년 국가경제발전 전략, 지방경제 활성화, 사상투쟁 등에 열을 올렸다.

그렇다면 북미협상은 언제 재개될까?

작년 8월 당국은 김정은 총비서가 동생 김여정에게 국정전반을 위임통치 맡겼으며, 대미ㆍ대남 분야를 전담시켰다는 소식을 전했다.

실제로 김여정은 작년말 비건 방한시 비난문을 발표했고, 올해초 우리 정부를 ‘특등머저리’라 비판했으며, 16일 새벽담화로 한미훈련을 비난했다.

김여정을 주축으로 대미 대응이 준비되고 있음을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올해초 북한내 인사이동으로 최선희ㆍ김영철 등 대미ㆍ대남라인이 약화되고 김성남 부장 등 북중라인의 강화된 점,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가 이달말 발표할 대북정책이 제재중심이라고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은 우선 상황을 보며 손익계산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북한의 공식적인 첫 행보이다.

만약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며 대미 적대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바이든 행정부 내내 협상보다는 제재중심으로 대북정책이 굳혀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추진한 주요 인사들이 바이든 정부의 중요 인사로 중용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기에 지금 이 시기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행히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일 동맹국 및 국제사회와의 합의를 토대로 대북정책를 검토하겠다고 공헌한 바, 우리 정부는 대북·대미 여러채널을 토대로 중재역할하며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내 대북 특별대표 등 인선이 지연되고 대북정책이 확정되기 전인 지금 우리 정부가 적극 개입할 공간과 기회가 있다.

조만간 김정은 총비서가 던질 한마디가 향후 4년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향방을 결정지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소개 : 이 주 형

현재 (주)매드해터 컨설턴트로 재직중인 필자는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국제개발정책학을 전공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 국제신흥시장 사업기획팀,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 시민사회비서관실, 국가전략연구소 외교안보정책 분석실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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