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 매장 오래 머물면 매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

유통·식품업계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정기 주주총회에 돌입한다. 이들은 미래 먹거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특히 전기차 충전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롯데하이마트를 시작으로 유통·식품업계의 주주총회 시즌이 밝았다. 올해 이들의 최대 화두는 수익 확대로 '전기차 충전소'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짧아도 한 시간, 길면 여섯 시간이 소모되는 전기차 충전시간 동안 고객들을 대형마트 및 쇼핑몰에서 더 잡아놀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주요 유통 대기업 3사는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먼저 19일 롯데하이마트는 주총에서 ▲전기자동차 충전사업과 더불어 ▲자동차 판매 중개 및 대행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넓은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 이용 고객이 충전과 더불어 쇼핑까지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4일 현대백화점그룹도 계열사를 통해 전기차 충전소와 관련된 사업에 뛰어든다. 

계열사 현대퓨처넷은 '전기차 충전소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포함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소 관련 사업은 현대차 등 범현대가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같은 날 신세계그룹도 '전기 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신세계는 IT계열사인 '신세계 I&C'를 통해 전기차 충전 설비를 늘릴 예정이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이 유통업 오너 중에서도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관련 사업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이번 주총을 통해 전기차 충전소 확대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고객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전략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5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 충전소'는 높은 초기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이 낮아 매력적인 사업이 아니었다. 

다만 유통업체들은 충전 자체의 수익성은 높지 않더라도 충전기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기차 고객들의 방문을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기차 충전소 부족 사태는 아직 쉽사리 진화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전기차 공용 충전기는 급속 1만59기, 완속 5만4563기로 총 6만4622기에 그친다.

그러나 국내 전기차 대수는 13만5000여대를 넘어서, 현재 급속 충전기의 경우 1기로 13대가 충전하고 있는 꼴이다.

이에 일부 전기차 이용자들은 유통업체들의 선택에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전기차를 구매한 이용훈(31)씨는 "집 근처에 충전소가 없어, 주로 롯데타워 등 대형 쇼핑몰 지하에 있는 충전소를 들르고 있다"라며 "충전도 하고 장도 볼 수 있는 장소가 늘어난다면 두 팔 벌려 환영"이라고 말했다. 

국산 전기차 이용자 박현우(가명)씨도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이미 충전을 하고 있는 차가 많아 오래 기다린 적도 있었다"라며 "충전 기기가 가장 많이 생기는 곳을 자주 찾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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