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지마·호관원·LG생활건강 등 지원·광고 편성 취소
방송 중지 요청하는 국민청원도 올라와

지난 22일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에서 충녕대군이 외국 신부에게 월병, 중국식 만두 등을 대접하는 장면이 나오자 시청자들 사이에서 역사왜곡, 동북공정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SBS 캡처]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제작지원은 물론 광고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안마의자 판매 기업인 코지마는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조선구마사’에 대한 모든 제작 지원 및 광고를 철회했다”는 공지했다. 

코지마 측은 “관련 이슈를 인지한 후 즉시 광고 철회를 요청했으나 방송사 측의 사정으로 부득이 23일자 광고가 송출됐다”며 “해당 드라마의 내용과 코지마는 어떠한 관계가 없으며 신중한 자세로 제작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조선구마사’ 엔딩에 등장하는 배너 광고에 참여한 3개 회사 중 하나였던 호관원도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호관원 측은 “제작지원 계약을 체결했을 때 시놉시스와 대본을 받지 못했다”며 “기사를 접하고 즉각 광고 중지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 제품을 판매하는 뉴온도 자사 SNS 계정에 "광고를 중지하지 않으면 드라마와 같은 뜻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겠다"는 댓글이 잇따르자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드라마의 광고 편성을 철회하였으며, 지원과 협찬을 하지 않았다"며 "광고 운영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 밝혔다. 

LG생활건강, 에이스침대 등도 이날 이후 광고 편성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처]

‘조선구마사’는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이 악령에 맞서 백성을 구하는 내용의 퓨전 사극이다. 

그러나 지난 22일 방송된 1회부터 문제의 장면이 나왔다.

충녕대군이 조선의 기생집에서 외국인 신부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을 대접하는 장면이 방송된 것.

이를 본 시청자들은 역사왜곡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극 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런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시청자게시판에는 해당 장면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이와 관련해 한국 역사·문화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며 지적했다.

서 교수는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며 덧붙였다.

이어 서 교수는 "제작진 역시 입장문에서 '예민한 시기'라고 언급했듯이, 이러한 시기에는 더 조심했어야 했다"며 "왜곡된 역사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보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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