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미래산업에 데이터센터 급증...2030년 저장용량 51억TB 달해
삼성전자, 효율 극대화한 D램·SSD 솔루션 제공
SK하이닉스, 저전력 SSD 교체로 환경보호까지 꾀해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등 미래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늘어난 곳이 있다. 바로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는 언뜻 보면 평범한 전산실 같지만 내부는 꽤나 복잡하다. 저장하고 처리해야 할 정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부품과 반도체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 반도체 기술력이 우수하기로 알려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발은 올해 들어 더욱 바빠지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세계 데이터센터의 저장용량이 51억테라바이트(TB)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도 나오면서 세 기업이 데이터계의 반도체 주권을 잡기 위해 패권 싸움에 본격 돌입하는 모습이다.

◇ 정보 폭증하면 데이터센터도 는다...삼성·SK의 '기술 극대화' 작전

최근 시장분석업체 디지털리얼리티는 전세계 데이터센터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인 '데이터 중력지표'(Data Gravity Index)를 발표했다.

토니 비숍 디지털리얼리티 수석 부사장은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데이터의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려고 하는 기업들의 기본 요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는 185개 이상의 엣지(분산된 서버로 동시에 정보를 처리) 데이터 센터가 있다. 이는 2023년을 기점으로 400~500개 규모로 증가할 예정이다.

늘어나는 데이터 처리시설의 규모만큼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반도체 부품을 양산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5일 삼성은 업계 최초로 메탈게이트(HKMG) 공정을 기반으로 한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HKMG는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에 따른 누설 전류를 막기 위해 유전율 상수가 높은 물질을 적용한 기술이다.

이를 통해 생산된 D램 모듈은 기존 공정과 비교했을 때 약 13%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매순간 가동되는 데이터센터의 핵심 솔루션 역할을 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데이터센터 전용 고성능 SSD PM9A3 E1.S를 양산한다고 밝히면서 전력 효율 뿐만 아니라 성능과 보안 등의 솔루션도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 22일 열린 세계전기전자학회에서 현재의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 기반 데이터 저장 시스템과 전력 생산 기술로는 기후변화를 개선하기 어렵다며 환경 문제까지 해결해줄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SK는 전세계 모든 데이터센터의 HDD를 2030년까지 저전력 PLC·QLC 기반 SSD로 교체할 방침이다. 향후 D램 10나노미터(nm) 이하 공정 진입과 낸드플래시 600단 이상 적층도 가능케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이 22일 열린 세계전기전자학회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 메모리 반도체 물질은 물론 설계 구조와 신뢰성을 개선해 기술적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이러한 국내 기업의 강세에 올해 자사 포트폴리오를 대거 수정하며 데이터 전쟁에 뛰어든 기업도 있다.

일례로 미국의 마이크론은 지난 17일 수익성이 떨어지는 인텔 합작 메모리 '옵테인'을 버리고 데이터센터 메모리 및 저장 기술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직접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아마존웹서비스과 마이크로소프트, IBM,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까지도 수년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데이터 반도체 내재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설계 단계에 그쳐있는 사례가 많고, 관련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삼성과 SK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분석 전문기업 트렌트포스는 "데이터 센터가 본격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섰다"며 "SSD 등 관련 완제품에 대한 재고 확보 움직임이 2분기부터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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