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주총서 지배구조 혁신 전략 '거버넌스 스토리' 제안...이사회 산하에 인사위·ESG위 신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제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SK㈜가 이사회에 대표이사 평가, 중장기 전략 수립 등 경영 핵심분야에 대한 심의 권한을 추가로 부여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로 재혁신한다.

인사, 전략, 감사 3대 영역을 이사회와 보다 폭넓게 공유하고 최고 의결기구로서 이사회의 실질적 참여 수준과 독립성, 전문성을 대폭 높여 최태원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환경(E)과 사회(S) 분야의 실천 노력에 더해 주주, 투자자,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하고 지지하는 수준으로 지배구조(G)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다는 의미다.

SK㈜는 이런 내용의 지배구조 혁신 전략을 '거버넌스 스토리(Governance Story)'로 명명하고 29일 주주총회와 30일 이사회 승인 과정을 거쳐 본격 시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SK㈜는 우선 이사회 산하에 '인사위원회'와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대표이사·사외이사 후보 추천·대표이사 평가, 사내이사 보수 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검토 등 핵심 경영활동을 맡길 예정이다.

인사위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되며, 대표이사 선임과 사내이사 보수 금액 심의 기능 등을 수행한다.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할 때 인사위가 회사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하면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최종 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인사위는 대표이사 평가는 물론 상시 견제를 위해 임기 중 교체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인사위는 또 사내 이사의 개별 보수금액을 사전 심의하는 역할도 맡는다.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보수 한도 총액을 정하고 이사회가 개별 보수금액을 확정 하기 전에 인사위가 개별 보수금액을 우선적으로 심의하는 절차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인사위가 주요 경영진 인사 관련 사안을 다룬다면, ESG위원회는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사항에 관한 이사회 검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된다.

SK㈜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도식. [자료=SK 제공]
SK㈜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도식. [자료=SK 제공]

ESG위는 환경과 사회적 가치, 지배구조와 관련된 전략을 분석하여 회사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존 거버넌스위원회에서 수행하던 투자 안건 검토 기능도 ESG위로 이관 된다.

앞으로 회사의 경영전략이나 중요한 투자 관련 사항은 ESG위의 검증을 거쳐야 하는 셈이다. ESG위에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전원(5명)이 참여한다.

지난해 SK㈜는 이사회 투자 승인 기준 금액을 자기자본 1% 이상(기존 1.5% 이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2017년 이후 진행한 투자를 대상으로 적용해보면 이사회 의결을 받아야 하는 투자 안건은 약 25%가 증가했다.

앞으로 ESG위는 기존의 평가기준에 ESG 관점을 더해 심도 있게 투자 안건 검토를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러한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 실천을 더욱 명확히 명문화하기 위해 정관에 기업기배구조헌장 제정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SK㈜는 지난 2018년 주주 권리, 이사회·감사 기구 역할 등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회사의 의무와 역할을 담은 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한 바 있다.

SK㈜ 이사회 산하에는 이번에 신설될 2개 위원회를 포함해 감사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등 총 4개 위원회가 기능하게 된다.

SK㈜는 '일하는 이사회'로 소문이 나 있다. 감사위와 거버넌스위는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사외이사 1인당 최소 2개 이상의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들은 매월 정기 이사회와 위원회 활동은 물론 사업 분야별 전문 교육까지 매월 최소 4~5 차례의 공식활동을 소화해야 한다. 수시로 회사측 보고자료를 숙지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는 등 업무 부담도 상당하다.

실제 최근 SK㈜가 추진한 영문 사명 변경 안건은 열띤 토론을 펼쳤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 이틀에 걸쳐 이사회를 열고 장시간 논의를 이어간 끝에 결정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들은 SK㈜가 추구하는 투자전문회사의 정체성과 영문 사명 간의 적합성을 살펴보기 위해 수 많은 해외 사례 등 다양한 자료를 검토한 뒤 SK Inc.로 후보안을 정하기도 했다.

이사들의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한 SK㈜의 노력도 각별하다.

주요 경영 사항 관련 사외이사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이사회 평가제를 도입해 이사회 기능, 구성, 운영 등 다양한 측면에 대해 외부기관 평가를 받고 개선사항을 도출하고 있다.

한편, SK㈜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20년 ESG 우수기업 평가에서 최상위 수준인 A+ 등급을 획득했으며,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World에 작년까지 9년 연속 편입돼 사회적가치 기반의 투명한 경영활동과 주주권익 보호 활동 등을 인정받았다.

SK㈜ 관계자는 "SK㈜ 이사회는 글로벌 톱 수준의 프리미엄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이사회 중심 경영의 '뉴노멀'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더욱 인정받는 지배구조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행복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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